(잔인했던 4월, 히말라야의 초록)
계절의 순환 속에
다시 찾은 4월의 봄은
모든 생명체가 버거운
삶의 세계로 돌아와야 하는
그렇게 잔인한 달이었다.
푸른 4월이 짙어가는 날
잔잔하던 푸른 바다는
수많은 엄마와 아비에게
숨이 멎고 가슴이 메어지는
오열과 한을 안겨주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어느 봄날 새싹이 돋아
애틋한 어미 품에 영글고
두터운 아비 울 속에 익어
희망찬 꿈을 찾던 그 새싹은
차마 피어 보지 못하고
잔인한 4월에 숨었으니
산 자는 모두 숨이 멎었다.
가냘프게 움튼 새싹
봄바람에 잎 나고 갈바람에 익어
서로 좋아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추는 새싹 되니
어미 아비 덩달아 신나
다 내 세상으로 알았는데
그렇게도 잔인한 이 4월은
누구의 몫이더냐?
그리도 잔인한 4월아
어느 시인의 잔인한 4월아
차라리 이렇게 잔인할 거면
망각의 눈 쌓인 겨울이 더 길어
서러움 맺힌 어미와 아비
처절한 물 한 모금으로 목축이며
거친 대지를 허둥대는 것이
그나마 따뜻한 봄 되었으리라.
그리도 잔인한 4월아
이제 어서어서 가거라.
남은 어미 설음 거두고
가슴 저린 아비 한 삭혀
쓰린 가슴으로라도 숨을 쉬며
시린 무릎이라도 잡고 서게
잔인한 4월아 어서 가거라.
4월아, 어서어서 가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