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이 달님을 꼭 잡고 있다.

(달맞이 꽃을 보며, 달맞이 꽃)

by 바람마냥

시골집 뒤편, 커다란 벚나무가 세 그루 있고, 밑으로는 다양한 나무와 꽃들로 가득하다. 심심치 않게 향을 품어 주는 더덕이 있고, 봄철 귀한 나물을 주던 드룹 나무가 있다. 노란 꽃을 피워주던 매화는 꽃을 보내고 푸르름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푸름과 노랑의 모음으로 가득한 뒤들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노란 달맞이 꽃이다. 얼마나 번식력이 왕성한지 시골집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뒷산에 올라봐도 수없이 많은 달맞이 꽃이 대단한 번식력을 과시한다. 빈틈이 없는 듯한 아스팔트 틈에서도 꽃을 피운다.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달맞이 꽃, 달빛 아래 노란 꽃을 피워 있는 모습은 고즈넉한 시골의 정취이다. 아름답기도 하고, 소박하기도 하며 한없는 그리움을 던져주는 달맞이 꽃이다. 봄철, 푸르른 싹들이 대지를 밀고 나올 무렵, 달맞이 꽃이라고 예외일리가 없다. 어느새 화단의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다른 꽃이 피기 전에 얼굴을 쑥 내민 것이다. 수없이 많은 달맞이 꽃을 감당할 수 없어 뒤뜰로 옮겨 심어 놓았다. 결국은 자리를 옮긴 달맞이 꽃이 키를 불린 것이다. 집을 나서는 길가에도 달맞이 꽃이 계절을 노래한다. 곳곳에서 노란 꽃으로 여름 한 낮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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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 칠레가 원산지로 도금양목 바늘꽃과의 두해살이 풀이다. 저녁까지 오므라들었던 꽃이 밤이 되면 활짝 벌어지기 때문에 '달맞이 꽃'이라 하는 꽃이다. 밤에만 피어나는 달맞이꽃은 한자로는 월견초(月見草),

영어로는 Evening primros', 일본에서는 '석양의 벚꽃'이라 부른다고 한다. 달을 사랑 한 요정, 못 보게 된 달님을 그리다 죽어 달맞이 꽃이 되었다는 그리움이 가득 담긴 달맞이 꽃이다. 사랑을 내 보이기 싫어 밤에만 피는 것일까? 달맞이 꽃은 왜 밤에만 필까 늘 궁금한 일이다.


달맞이 꽃 그리고 초가지붕 위에 그려지는 박꽃도 밤에만 핀다. 왜 그럴까? 수많은 꽃들이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는 계절이다. 빨강에 분홍빛으로 물들였고, 진한 주황색에 처절한 빨간색도 보이는 계절이다. 혹시, 수많은 꽃들과 아름다움을 견줄 수 없어 밤에 피는 것이 아닐까? 전혀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이다. 낮에 피는 황금 낮 달맞이 꽃도 있다. 낮에 피었다가 밤이면 꽃잎을 접고 밤을 지새운다. 새벽이 되면 꽃잎을 열고 아름다움을 과시하고 있다. 하지만 달맞이 꽃은 낮에는 꽃잎을 다물고 밤에만 꽃을 피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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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 꽃도 살아감의 방법이 있으리라. 길가의 포장도로의 작은 틈에서도 살아가는 처절함이 있는 달맞이 꽃이다. 척박한 언덕에서도 보란 듯이 꽃을 피웠다. 외지에서 살려고 찾아온 달맞이 꽃, 살아가기 위한 처절함이 녹아있는 꽃이다. 달맞이 꽃은 낮에 광합성은 하지만, 고온에서는 꽃을 피울 수 없는 유전적인 특성을 지녔다고 한다. 달맞이 꽃이나 박꽃은 기온이 낮아야 꽃을 피우고, 고온에선 꽃피우길 사양한단다. 대단한 고집을 부리는 이유는 유전적인 특성 때문이란다.


어두운 밤에 살아가는 전략은 무엇일까? 나름대로의 아름다운 색깔로 치장을 하고 손님을 불러야 했다. 노랑 빛으로 화려하게 치장을 하고 밤의 손님, 야행성 나방 등을 불러 모아야 한다. 삶을 위한 전략으로 밤에도 잘 보이는 진한 노랑을 띠고 있는 것인가 보다. 살아가기 위한 처절한 삶의 전략이다. 밤에 만날 수 없는 벌과 나비 대신 찾아오는 나방을 불러 종족 번식을 하는 것이다. 길가의 곳곳에 달맞이 꽃이 수북하게 모여 산다. 척박한 땅에서도 무성한 가지를 늘였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하얀 박꽃이 그리움을 주는 초가지붕이 있었다. 고즈넉한 밤에 하얀 달빛이 찾아왔다. 하얀 박꽃이 초가지붕에서 밝게 빛을 발한다. 기억 속에 숨어 있는 그리움이다. 거기에 반딧불이가 반짝이며 하늘을 가르고 있다. 두고두고 잊지 못하는 시골의 풍경이다. 어느새 세월이 변하고 있었다. 초가지붕에 소박한 박꽃은 구경할 수가 없다. 하지만 시골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흔한 달맞이 꽃이다. 언덕 위에도, 길가에도 노란 꽃으로 여름을 빛내주고 있다. 박꽃을 대신한 달맞이 꽃이 하얀 달을 꼭 붙잡고 있는 밤이다. 어느새 달맞이 꽃이 그리움을 가득 담아가고 있는 조용한 달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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