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어가는 청춘들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오늘)

by 바람마냥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다. 졸업한 지 50년이 된 고등학교동기 회장님, 졸업 50주년 기념 전시회를 총괄했던 친구, 그리고 전시회를 주도적으로 진행했던 친구들이다. 지난 4월에 졸업 50주년을 기념해 전시회등 각종 기념사업을 진행했었다. 오랜만에 친구들이 모여 4월 전시회를 기억해 보자는 뜻이라 생각했다. 늦게서야 모임을 하게 된 이유는 기념회사정으로 그간 미루었던 해외여행 등을 하기 위해서였다. 여행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몇 달이 지났다.


얼마 전, 오랜만에 궁금하던 친구의 전화다. 언제쯤 만날 수 있느냐는 전화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만날 약속을 했다. 가까이 살지만 가끔 전화로 안부 정도 묻는 고등학교 동기회장님이시다. 서울에 있는 친구도 내려오고, 몇몇 친구들이 만나는 모임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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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없는 세월, 올해가 고등학교 졸업 50년이 되는 해였다. 지난 4월에 400여 명 졸업생 중, 200여 명이 참여한 기념행사가 있었다. 기념행사는 간단히 술 한 잔과 노래 몇 마디로 끝내기는 서운했기에, 대학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했던 회장님이 기발한 아이디어를 냈다. 소중한 추억을 위한 고등학교 졸업 50주년 기념을 뜻있게 보내자는 발상이었다. 월요일부터 시작한 기념식은 토요일이 되어서야 끝냈다. 긴 세월 살아오면서 갈고닦은 각종 솜씨들을 선보이자는 취지였다. 하루는 등산을 하고, 하루는 당구를 치며 또 골프도 했다. 다시 회화와 서예등 각종 작품 전시회도 하면서, 저녁에 음악회를 비롯한 기념식으로 이루어졌다.


졸업 50주년을 축하하는 모임이 뜻대로 가능할까? 의심도 하고 걱정도 하면서 시작한 50주년은 성공리에 끝이 났다. 오랫동안 색소폰 연주와 수채화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적인 참여를 권유받았다. 30주년엔 색소폰 연주를 했기에 이번엔 작품 전시회에만 참여하기로 했었다. 작품을 출품하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 전시하는 것을 주관해 보기로 한 것이다. 수채화를 배우면서 수년간 해온 전시회의 경험을 살려보자는 뜻이었다.


전시회 경험을 살려 나름대로 멋진 전시회가 되었다. 많은 친구들이 참여해 주고, 격려해 준 덕에 알찬 전시회와 50주년 기념식이 되었다. 그동안 행사 때문에 미루었던 해외여행도 하고,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성큼 7월 말이 된 것이다. 회장님의 전화는 지난 자리를 기억해 보자는 취지였다. 여섯 명의 진행자들이 모인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4월의 전시회를 회상해 보고, 격려하는 자리에 술이 빠질 수 없었다. 거나하게 술을 한잔 하면서 지내온 삶을 나누는 자리에 동기회 회장님은 또, 새로운 구상이 있었다. 전시회를 다시 해 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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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를 한 번으로 지나치기는 서운했나 보다. 다양한 취미생활을 하며 보내는 세월, 전시회를 다시 해보는 것은 어떠냐는 것이다. 매년 할 수는 없지만 격년제로 해보자는 것이다. 전시장을 대여해 모든 친구들이 참여하는 전시회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었다. 잠시의 침묵, 멋진 경험이 있는 친구들이 싫지 않은 기색이다.


늙어가는 청춘들의 재미가 무엇이겠는가? 가끔 만나 소주라도 한 잔 나누고, 얼굴이라도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 취미생활로 해온 작품들을 모아 전시회를 하는 것도 더 좋지 않겠는가? 모두는 괜찮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덧없이 흘러간 세월은 50주년이 되고 말았다.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여러 형태의 삶을 꾸려가는 늙어가는 청춘들이다. 여기에 소주 한잔 나누는 정도 좋지만, 삶에 활력을 주는 취미생활을 같이 나누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었다. 여기에 회화도 있고, 서예도 있으며 사진 등, 다양한 취미활동도 있다. 모든 것을 다시 모아 보는 것도 멋진 삶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몇 년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만나 뜻있는 전시회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다. 늙어가는 청춘들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지금 하지 않으면 다시는 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2년 후에 만나는 전시회는 어떤 모습일까? 다시 기대되는 고등학교 친구들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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