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제국, 티베트를 찾아서

(티베트 여행의 시작, 암드록초호의 아름다운 모습)

by 바람마냥

※ 개인 블로그에 있던 오래전, 티베트 여행기를 올려 봅니다. 고산증에 대한 상식과 처방전도 흔하지 않던 시기에 갔다 온 여행입니다. 고생은 했지만, 참 아름다운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 10여 회 정도 올릴 계획입니다.

다음 여행기는 순수의 나라, 부탄 그다음은 칭기즈칸의 몽골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많은 성원 바랍니다.


중국, 그들의 말대로는 서장자치구(西藏自治區), 주도(主都)는 라싸[拉薩]. 중국에서는 시짱[西藏] 자치구라고 하는 나라. 남쪽은 인도·네팔·부탄·미얀마 등과 국경을 이루고, 남동쪽은 윈난성[雲南省], 동쪽은 진사강[金沙江]을 경계로 쓰촨 성[四川省], 북쪽은 신장웨이우얼[新疆維吾爾] 자치구에 접하면서, 지구 상 최대·최고의 고원인 티베트 고원에 자리 잡고 있어 고원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라. 대부분의 지역이 해발고도 4,000m가 넘어 파미르 고원과 함께 ‘세계의 지붕’이라고 불리는 티베트 족의 나라, 티베트 ‥‥소수민족으로 영원한 독립을 원하지만, 약소국으로서의 설움을 듬뿍 안고 살아가는 왠지 순수하면서도 투박할 것 같은 정겨운 나라, 네팔, 몽골, 부탄 등과 함께 언젠가는 늘 가보고 싶었던 나라‥‥더위가 한참 익어갈 무렵이면 인천공항을 훌쩍 떠나 일상을 훌훌 털고 싶어 안달이 나던 차에, 힘겹지만 언젠가는 가 봐야 할 것 같은 티베트를 향해 방향을 잡은 것은 한참 더위가 이글거리던 7월 마지막 날이었다.

DSC_0647.JPG 암드록쵸 호수의 아름다운 모습, 해발 4794m

여행을 하고자 하는 욕구는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다. 낯선 도시에 내렸을 때 그들의 사는 모습은 어떠하고, 그들의 본모습은 무엇을 닮았을까? 늘 여행을 마치며 다음 여행지를 고려할 때 생각나는 것이었다. 네팔, 그렇게 사는 나라였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러면 티베트는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을까? 참으로 궁금하던 나라였다. 그렇게 처절하도록 기도를 하는 사람들이지만, 왠지 순수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티베트를 다음 여행지로 선택하게 되었다.


언제나 두 말없이 나서 주는 고마운 아내와 함께 인천공항을 향해 버스를 탄 기분은 언제나처럼 엄청 설레었다. 혹시나 하는 고산증에 대한 두려움과 늘 배낭여행으로 같이하던 친구들이 아닌, 전국에서 모인 사람들과 만남을 기대하면서 인천에 내린 것은 오후 여섯 시가 다 되어서이다. 조금은 배고픔을 느끼면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시간이 흐르면 다시는 나서지 못할 것 같은 기분에 티베트 여행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DSC_0295.JPG 티베트의 상징, 포탈라 궁

아래 지방인 창녕에서 올라오신 두 분이 서로 친척 같으면서 더없이 점잖은 두 중년 부부, 멀리 부산에서 오신 젊고도 예의 바른 젊은 부부, 서울에서 오신 듬직하고도 학구적이었던 중년 부부 그리고 전주에서 여행을 즐기러 오신 중년 두 여자분, 모두가 여행을 즐기면서 삶을 행복하게 가꾸려는 모습들이 넉넉하여 여행을 하면서도 즐거운 만남이 되었음은,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성실하면서도 선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되뇌게 하는 여행이 되었다.

DSC_0072.JPG 중경 공항

출국 수속을 마치고 비행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도착한 중경, 하루 저녁을 묵기 위해 호텔로 가는 중경 시내의 모습은 나날이 발전해 가는 중국을 모습을 보는 듯해 위협적이기까지 하였다. 공항에서 시내를 들어가는 넓은 도로가 중국의 미래를 보여주는 듯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커다란 나라에 사는 사람들의 사고가 우리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호텔에 도착하여 짐을 풀었다. 이튿날 일찍 공항으로 나가야 하기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만, 우리의 임시정부가 있었던 도시, 중국의 이름난 명소인 장강삼협과 대족석각과 같은 명소를 두고 훌쩍 떠난다는 것이 매년 즐기던 배낭여행과는 사뭇 다르다는 생각을 하면서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부랴부랴 일어나 간단하다고는 하지만 탐탁지 않은 도시락을 받아 들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DSC_0084.JPG 라싸 국제공항

비행기에 올라 한 시간여의 비행 끝에 도착한 달라이 라마의 도시, 라싸(拉薩, Lasa)의 첫인상은 따끈하지만 습하지 않은 도시라는 생각이다. 다만, 해발 3500m에 달한다는 위협적인 현실이 달갑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에 작년 여름에 찾았던 동티벳을 생각하면서 약간의 자신감을 가져본다. 장족의 사는 모습이 궁금해 작년 여름에 찾았던 강딩의 무구초 호수의 높이가 3500m였지만, 양고기를 사 먹는 여유를 부리면서 고산지대를 경험이 있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서 라싸 시내로 향하였다.

DSC_0099.JPG 처음 만난 라싸의 모습

처음으로 고속도로가 생겼다는 라싸 시내로 향하는 도로의 풍경은, 우리의 생각과 같이 고원지대의 척박한 땅이 아니라 라싸 시내를 흐르는 라싸 강과 얄롱창포강은 풍요로운 라싸의 들녘을 보여주었다. 풍부한 수량을 안고 유유히 흘러 갠지스강에 합류한다는 얄롱 창포 강은 대단한 수량을 자랑하면서, 유유히 흐르는 모습이 빠르게 보다는 천천히를 주문하는 고원지대의 삶의 모습인 것 같아 한참을 바라보며 넋을 놓았다. 고속도로를 거치면서 나타난 라싸의 첫 모습은 대부분의 사회주의 국가에서 나타내는 계획도시의 반듯반듯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창밖에 보이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은 당신의 주어진 여건에 충실히 살아가는 순박한 모습일 뿐, 피상적으로는 동적으로 활동적이거나 삶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았다.

DSC_0097.JPG 몸부림치는 '김 봉지'와 객실에 비치된 위협적인 산소통

시내 식당에 들러 같이 온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며 식사를 했다. 그렇게 역겹지 않은 식사를 마치고 소위, 고지 적응을 위한 휴식을 위해 호텔로 향하였다. 처음 라싸에 도착하면서 혹시나 고산병이 나타나 처음부터 곤란함을 격으면 어쩌나 하고 고민을 했었다. 평소에 운동으로 체력을 보충했고, 여행을 출발하면서 조금은 걱정을 하면서도 나보다는 아내의 걱정이 먼저였다. 마라톤을 하고 체육관에서 근력운동을 하면서 단련한 몸이니 괜찮겠다는 쓸데없는 자신감으로 무장하고 온 여행이었기 때문이다.


라싸에 내려 점심을 먹고 호텔로 향하면서도 전혀 고산증세를 보이지 않기에 안심을 하고 가이드에게 물어보았다. 하지만, 가이드의 말로는 한 나절은 되어야 고산증세가 나타나는 것이라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이 아닌가? 고산증세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는 천천히 걸을 것, 둘째는 물을 많이 마실 것, 세 번째로 샤워를 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빨리 걷거나 샤워를 하면 혈액순환이 빨리지기에 산소요구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감기가 걸리면 안 되기에 절대로 샤워를 하지 말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한다. 그럭저럭 불안한 마음으로 호텔로 향하였다.


변두리에 있는 듯한 호텔 앞을 흐르는 라싸 강도 엄청난 수량을 보이며 위용을 자랑하는데, 강변 위쪽에 자리한 산의 모양은 대단한 위엄을 갖추고 라싸를 지키는 듯했다. 고도가 높아 걱정이 되긴 하지만 태연한 척 호텔에 들어서자 커다란 산소통이 누워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짐을 정리하다 발견한 김봉지는 압력에 못 이기는 척하며 팽팽하게 팽창되어 몸부림친다. 긴장과 두려움이 앞서지만 애써 외면을 하면서 짐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한 뒤에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성지인 ‘조캉사원’을 찾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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