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 나는 세상)
한 밤중에 웬 날벼락,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대부분의 방송국은 평상시와 다름없었던 밤, 갑자기 화면이 바뀌었다.
언제나 텔레비전과는 상관이 없는 삶, 언제나 그 소리가 그 소리 같아서다.
친구들과 모인 자리, 텔레비전 이야기엔 할 말이 없고
저렇게도 한가할 수가 있을까를 늘 의심하는 이유다.
어쩌다 눈이 머문 텔레지젼에 봉창 두드리는 소리,
세상이 순식간에 부서지는 느낌이다.
늘, 정치엔 진저리를 치는 이유다.
그들을 믿고 살았음이 서럽고도 화가 났다.
눈을 닫은 지 오래고, 귀는 영원히 막았으며 생각은 언제나 저 멀리 있다.
우매한 당신들의 한 마디에, 끄트머리 서민들 삶은 내 동댕이쳐지고
하루의 삶이 고단해 짐을 당신들은 알고 있을까?
깜짝 놀랐다. 호박 농사 짓는 친구의 하소연이다.
호박값이 떨어지고, 삶이 더 팍팍해졌단다.
그렇다고? 순식간에 그럴 리가?
시골에서 삶을 바친 농사꾼이야기다.
생각 없이 던진 돌에 서민들은 피눈물이 난다는 것을
당신들의 사리사욕에 국민의 피눈물이 헛되이 쓰인다는 것을
아무리 바라봐도 희망이라곤 손톱만큼도 없어 보인다는 것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밤새도록 울고 싶었다는 것을
이민을 갈 수도 없고 이사를 가도 소용없다는 것을
그대들은 알고 있을까?
아니면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것일까?
와, 이젠 누구 믿고 살아갈지 하고싶은 하소연도 허망한 세월이 되고 말았다.
가슴이 저려오는 아침, 무슨 낙으로 살아가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