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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ala J Aug 11. 2023

60일, 지정생존자 : 제대로 된 리더

느리지만 소신 있게, 뚜렷한 목표로 강단 있게

[원하는 것을 쟁취하기 위해 먹고 먹히는 먹이 사슬]

드라마나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변의 클리셰는 권선징악-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해피엔딩,

주인공 성장 일대기일 것이다.


이 드라마 역시 예상 가능한 결말인 권선징악 모드다. 국회의사당 테러로 인해 대통령 강제 서거 이후 대통령 권한대행 임시 수장을 맡게 된 카이스트 화학공학 교수 출신인 박무진(지진희 배우)과 테러 사건에서 유일한 생존자인 해군 출신 오영석(이준혁 배우)이 차기 대통령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양방 구도로 가장 적은 오차를 가진 데이터값이 세상 진리라 여기는 이과쟁이가 조력자들의 정치적 경험치와 섞이면서 여러 이슈들을 해결하는 좌충우돌 박무진 성장 스토리가 메인 스트림이다.



[폐쇄적 독단 vs 집단 지성]

여기서, 두 인물의 리더십을 얘기해 보자.

박무진은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주변 인물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본인만의 신념과 고집을 유지하는 것이 정답이라 여긴다. 이제껏 혼자 빅데이터를 분석하면서 연구 개발만 했기에 스스로 결론짓는데 익숙했던 인물이다. 오영석 경우 잠수함을 지위한 해군 장교로서 수직적 계급체계하에 부하들을 통솔하고 축적한 전술과 해군력으로 대전에 승리한 인물이다.


둘 다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으나 문제 해결하는 방식은 상이하다.

처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인가?

독단적인 판단인가? 그렇게 하게 된 경위는?

옳은 결정의 정의와 근거는 무엇인가?

주변 동조와 합의를 통해 나온 결론인가?

조치 가능한가? 사후 처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십몇 년 동안 사회 생활하면서 겪어온 리더들 중에 정말 멋지다! 본받고 싶다!라고 느낀 분들의 공통점은 진정성 있는 Communicator였다. 단순히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의미보다 본인이 가진 노하우 바탕으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제시해 준다. 조건이 다양해지면 당연히 결과도 여러 개 도출되고 어느 것이 베스트 솔루션인지 함께 고민하고 가이드해 주었다. 스스로 해법을 찾아내는 방법론을 깨우치게 하는 방식은 나를 강건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의 경우를 빗대면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클리어하게 디렉션과 평가를 해주는 리더가 좋은데, 생각보다 찾기 힘들다. 그래서 상황판단이 빠르고 책임감 있게 수습하는 오영석 캐릭터에 끌렸는 지도 모르겠다. 각자 취향과 성향,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둘 중 어느 사람이 제대로 된 리더인지 가늠할 수는 없기에, 정답은 없다.



[한 끗 차이의 야망과 야욕]

되고 싶은 계기의 시간 차이만 있었을 뿐,

박무진과 오영석 모두 결국 차기 대통령을 꿈꾸었다.

한 사람은 저 내면 밑바닥 어딘가에 꿈틀거렸던 욕망.

다른 사람은 대놓고 드러내며 고군분투했던 욕망.


원하는 목표는 동일하고 표현 방법이 달랐을 뿐,

한 사람은 선인, 다른 사람은 악인으로 분류되는 걸까.

야망 野望 크게 무엇을 이루어 보겠다는 희망
야욕 野慾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더러운 욕심



[느리지만 소신 있게, 뚜렷한 목표로 강단 있게]

박무진 같이 자신의 부족함이 무엇인지 깨닫고 조력자들과 천천히 채워가지만 확고한 자기 신념과 주체성을 지켜 나가거나 혹은 오영석 같이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와 자기 사람들은 확실하게 챙기면서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추진력은 본받을만하다.


사실, 작년에 조직장이 되면서 넌 잘 해낼 거다라는 주위의 기대와 잘 이끌어야 할 텐데 부담감으로 걱정이 많았다. 우려와 달리(뭐 물론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팀원들과 잘 지내고 있다. 그래서인지 드라마 보는 내내 리더들의 행동, 말투에 더 관심 가졌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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