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산책하다 보면 소소한 것들도 지나치지 않게 된다. 잉여인간이 된 듯하여 하루에도 열두 번 마음이 출렁대는 내게 주변의 소소한 일상들은 찰나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곤 한다.
봉무공원으로 산책 가는 길에 일반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카페가 있다. 카페에 가본 적도 없고, 오며 가며 사장님과 대화를 나눈 적은 더욱이 없지만 이 카페의 사장님은 가수 임영웅 씨의 팬임이 틀림없다.
카페 입구에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벽돌로 고정해놓은 스탠드형 악보대에 적혀있는 어른스러운 글씨의 문장을 보면 누구라도 알게 된다.
"고급 커피와 시원한 팥빙수~~ 건행하세요!"
'건행'이라 함은 가수 임영웅 씨의 인사 멘트로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의 줄임말이다.
판매하고 있는 고급 커피와 시원한 팥빙수의 언급은 거들뿐, 그저 가수 임영웅 씨의 인사 멘트처럼 모두가 '건행'하기를 바라는 것이 주된 목적인 듯하다. 그냥 지나치던 사람도 이 글을 읽는 동시에 가수 임영웅 씨를 떠오르게 하는 알림판 역할을 하고 있었다.
주객이 전도되었으면 어떠랴.
나에게 찰나의 피식 웃음으로 순간의 행복을 만들어 준 것에 얼굴도 본 적 없는 카페 사장님께 감사한 아침이었다.
카페 사장님은 아마 본인이 가수 임영웅 씨로부터 알게 된 '건행'을 기원하는 마음을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적게 된 것이 아닐까 싶다.
"좋아하는 마음과 기침은 숨길 수 없다."
어디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말은 들을 때마다 명언이라 생각한다.
좋아하는 감정은 감추려 해도 감춰지지가 않고 더 도드라지게 티가 날 뿐이다. 무언가를 즐겁게 하고 있는 사람이나 사랑하는 가족, 연인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것도 그들에게서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감정이 전염되었기 때문 아닐까?
퇴사하고 난 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실컷 하며 지내보자는 마음이 가장 컸다. 시간이 많아지고 뭐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게 되었지만 정작 나라는 인간이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쉽게 떠오르지 않았다.
쉽게 떠오르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도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를 유심히 살펴보지 않았고, 남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이 달라 혼자 외로워지진 않을까 하는 걱정에 지나쳐 버리거나 숨겨왔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매사에 좋아하는 것을 숨기지 말자.
쑥스럽다거나 오버스럽다거나 지는 것 같다거나 거부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좋아하는 마음'은 나라는 '하나의 인간'이 가진 감정이지만 그 마음을 티 내는 순간 한 명이 아닌 세 명, 일곱 명, 열 명 등 무수한 사람들에게 그리고 되돌아 나에게 좋은 에너지로 전염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