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라고 부러워말아 주세요.

-섣불리 타인과 편 먹지 않는 내 친구.

by 코알라

"예약하신 원피스 오는 대로 바로 연락드릴게요. 아! 언니 제가 다음 주는 4일, 5일은 휴가기간이라 매장에 없을 거 같아요. 언니들은 애기 데리고 휴가 안 가세요?"

"아... 저는 결혼을 안 해서 애기는 없지만, 저도 다음 주에 휴가 가요."


아차차. 그냥 대충 다음 주에 휴가 간다고만 하면 될 것을 굳이 또 이 나이에 미혼임을 내 입으로 내뱉어 버렸다.


"어머! 언니 결혼 안 하셨어요~? 좋겠다!! 혼자라니! 부러워요! 너무 좋으시겠다. 아까 친구분이랑 애기 얘기하시는 거 같아서 결혼하신 줄 알았어요. 얼마나 자유롭겠어요. 언니도 부러우시죠?"

자주 가는 백화점 브랜드 매장의 매니저분이 내가 결혼하지 않았다는 것, 결혼하지 않았기에 아직 자녀가 없다는 것을 매우 부러워하며 옆에 있는 내 친구에게 공감의 한마디를 유도했으나, 내 친구는 잠시 얼굴을 스쳐 지나가는 듯한 어색한 웃음을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타인들이 나에게 건네는 '내가 미혼이라는 사실에 대한 막연한 부러움'의 감정표현을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그녀들보다 더 힘든 게 무엇인지, 그녀들은 나의 어떤 면이 부러운 것인지, 결국 최종적으로 나와 그녀들 중 누가 더 나은 삶인지 그런 것들에 대한 정도를 따져보자는 것이 아니다.

단지, 나도 내 나름의 고충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대들이여! 나는 마냥 좋기만 한 솔로족이 아니니 너무 부러워말라.
그대들이 부러워하는 순간 나는 나의 현재를 비관하는 말들을 내 입으로 쏟아내야 하는 아픔을 반복해야 하나니.

귀는 친구를 만들고 입은 적을 만든다.-탈무드

"배고프다. 점심 뭐 먹을까?"

매장을 나오며 친구는 식당을 검색하며 물었다.

매장 안에서 나눴던 대화는 여운 없이 소멸해버렸다.

어느 정도 내공이 쌓인 것인지 이번과 같은 상황들이 예전만큼 자격지심을 불러일으켜 기분을 언짢게 만들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나 나름의 고충과 고민들을 다 알아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내었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나를 이해해주는 몇몇의 친구들만으로도 족하다.

나만 뚝심 있게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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