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주저리주저리…
일하는 게 힘들지만 재밌다. 조금 중독된 것 같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더 더 하게 되지만, 장기적으로 오래 버티기 위해선 적당히 멈추고, 쉴 수 있어야 한다. 강박에서 벗어나 쉼을 통해 회복하고 다시 일을 하고 또 쉬고 회복하고 또 일하고. 반복이다. 성장은 고통과 회복의 반복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렇다고 믿는다.
이런 얘길 하는 나를 보니, 점점 꼰대가 돼 가는 느낌이 든다. 일이 이렇게 재밌는 것이고, 일을 통해 성장할 수 있고 능력도 발전하고 그에 따른 보상도 이루어질 텐데, 이렇게 안 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력과 희생을 동반한 고통은 피한다. 예전의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이젠 달라졌다. 결혼을 하고 또 아이가 태어나서 그런지, 나이를 더 먹어서 그런지, 그냥 그런 타이밍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난 이 회사에 와서 많이 변했다. 예전 같으면 절대로 참지 않을 텐데 여기선 그냥 참고 참고 참고 또 참는다. 근데 그게 또 참을만하다. 뭐가 맞는지 모르겠다. 가스라이팅을 당한 건지, 철이 든 건지, 성장을 한 건지 모르겠지만, 기분이 나쁘진 않다. 20~30대 실컷 놀고 방황해서 그런지 40대에 늦게 깨닫고 열심히 하는지도 모르겠다.
행복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있다. 저 멀리 빛에 도달했을 때가 아닌 그 빛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나 자신에게 행복이 있다. 그렇다고 믿는다. 써 놓고 보니 진부하지만, 뭔가를 계속하다 보면 결과는 나온다. 그게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계속하다 보면 조금이라도 성장하는 나를 만나게 된다. 나는 서서히 변해서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거듭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