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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den Mar 24. 2022

감정의 도화지에 첫 점을 찍으며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하며

코로나에 걸렸다.


일주일 전 백신을 맞고 3일 정도를 심하게 앓아누웠는데, 이후 출근을 위해 자가 진단키트를 했더니 양성이 나와버렸다. 코로나에 걸린 상태로 백신을 맞은 것인지, 아니면 뭐 병원에서 걸린 것인지 알 도리가 없다. 어찌 됐건 나는 3월 1일까지 자가격리를 해야 하고, 이제는 몸 상태가 나쁘지 않음에도 잡았던 약속을 모두 취소하게 되었다. 마치 주말이 여자 친구의 생일 겸 졸업식이라 꼭 함께 있고 싶었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 다만 그것을 제외하고는 육체/정신적 평화가 필요했던 나였기에 이 격리를 '세렌디피티'라 생각해 보려 한다. 그리고 태풍의 눈 속에서 하는 착각일 수도 있지만, 잠시의 평화 속에서 그동안 미뤄둔 일을 시작하려 한다.


스티브 잡스가 삶에서 경험하는 사건들을 점에 비유하며 '점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선으로 연결된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처럼 당시에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언제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된 적이 있을 것이다. 어쨌든 그때의 내가 그랬기에, 지금 무언가가 내 곁에 있는 것일 테니까.


다만 요즘은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점 하나조차 제대로 찍지 못하고 하루를 흘려보내는 내 모습이 보인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내 곁을 혹은 내 안을 스쳐 지나가는 것들을 좀 더 명확히 기억하고 싶어서, 내가 순간순간의 겪는 감정들을 잘 기록해두려 한다. 보이는 점을 찍어두면 그것을 이정표 삼아 조금은 수월한 스케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나를 위해서 일단 점을 찍는다.

혹시나 잘 된다면 다른 사람들의 공감까지 끌어낼 수 있는 선이 되었으면 좋겠다. (2/27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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