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밀리의 서재를 처음 알게 된 건 약 3년 전이었다. 당시 나는 책을 꽤 많이 읽었는데 책 한 권 값 정도 되는 구독료를 내면 수 십 만권의 책을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볼 수 있다는 점이 무척 매력적이었다. (무겁게 책을 여러 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매우 좋았다.)
처음엔 한 달 치씩만 결제하여 읽다가 3개월쯤 됐을 때부터는 아예 연간 정기권을 샀고 그 후로 지금까지 꾸준히 연간 정기권을 결제하여 이용 중이다.
밀리의 서재 덕분에 내 독서량은 꾸준히 늘었다. 앱에서 제공하는 통계 자료를 보면 나는 작년에 가장 많은 책을 읽었는데 이때 내 첫 책과 두 번째 책이 줄줄이 출간되었으니 밀리의 서재로 인해 늘어난 독서량이 내 글쓰기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진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독자’로써 애용해오던 밀리의 서재에 내 책이 등록되었다. 작년 10월에 출간한 전자책, 『쓰기 중독자의 브런치 덕후 생활(이하 브덕생)』이다.
브덕생은 내가 브런치 작가로서 살아온 약 3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쓴 책이었다. 브런치에 대한 애정이 어느 때보다 충만했을 때 썼던 원고라서 지금 다시 보면 조금 민망하기도 하다. 뭔가 열렬히 사랑했던 첫사랑에게 쓴 연애편지를 한 10년쯤 뒤에 발견해서 읽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 정도로 브덕생을 쓰는 내내 나는 브런치를 사랑했다. 한 사람의 브런치 헤비 유저로서 브런치가 어떤 곳이고 그곳에서 나는 어떤 글을 썼으며, 브런치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무엇이고 브런치에는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등등을 폭넓게 다뤘다.
요즘은 브런치에 대해서 원고를 썼던 당시만큼의 애정을 갖고 있진 않다. 심하게 앓았던 나의 브런치 사랑은 결국 짝사랑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아서기도 하고, 나 하나의 힘이 얼마나 미약한지를 절감해서이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 이 소식을 브런치에 전하는 이유는 지금 이 순간에도 나를 믿고 지지해주는 구독자가 브런치에 있기 때문이고, 지금 이 순간에도 브런치에 입성하여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고 있을 누군가가 있을 것이며, 브런치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길 바라는 누군가 역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에게 한 때 브런치에 꽤나 진심이었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 그래서 책에서 내가 언급한 것들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변화가 브런치 내에 곧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 브덕생은 오직 전자책으로만 출간되었습니다.
* 밀리의 서재 외에도 [교보문고/알라딘/예스24/리디북스] 등에서 판매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