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김연아처럼 살아봐야겠다

문득 길을 잃은 것 같을 때 필요한 정신

by 코붱

오늘도 번역을 하며 생각했다. ‘이런다고 잘 될까?’


몸이 안 좋아서 나흘간 새벽 공부를 쉬고 오랜만에 하는 번역이라 더 그런 마음이 들었다. 자전거에 녹이 슬지 않으려면 계속해서 페달을 밟아줘야 하는 것처럼 번역도 마찬가지다. 실력이 느는 것은 차치하고, 적어도 지금 있는 실력이라도 떨어지지 않으려면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 나흘 만에 번역을 한 지금 내 소감은 그렇다. 그 말인 즉, 오늘 번역은 마음처럼 잘 안 됐다는 소리다.


인생에는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일은 있고,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리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올해로 서른다섯이 된 나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자꾸만 마음이 움츠려 든다. 노력이 성공을 보장하지 못하는 시대에서 서른다섯의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언젠가 TV에서 연습할 때 무슨 생각을 하면서 하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김연아 선수는 이렇게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이미 늦었다고. 다 때려치우고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게 현명하다는 마음의 소리를 무시하기 위해서 지금의 내게 필요한 건 바로 그런 정신일지도 모른다. ‘그냥 하는 거지.’ 정신.


어제부터 읽기 시작한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의 신작 『다시 피어나려 흔들리는 당신에게』에는 이런 내용이 나온다.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므로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해진다고.


그렇다면 나는 지금 미래를 생각하느라 불안해진 거구나.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들을 걱정하며 오늘 하루를 불안 속에 살고 있던 거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어쩐지 하루를 손해 보는 기분이 든다. 오늘 하루는 잠시 김연아 선수의 말처럼 살아봐야겠다. 이런저런 잡다한 생각은 비우고 지금 이 순간 마음먹은 대로 ‘그냥’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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