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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Mar 01. 2023

고향의 맛

일본 생활 기록부

“뭐가 가장 먹고 싶어? 꽃게탕이라도 끓여줄까?”


한국으로 가기 하루 전날. 여느 때와 같이 점심 즈음 걸려온 엄마의 전화기 속 목소리는 평소보다 한 톤 정도 올라가 있었다.


오랜만에 친정에 오는 딸(그것도 임신까지 한)에게 조금이나마 더 맛있고 좋은 걸 해먹이고 싶어 하는 엄마의 마음이 목소리에서도 차마 숨겨지지 않았나 보다.


꽃게탕은 결혼 전 내 최애 음식 중 하나였고, 일본에서는 한국산 꽃게를 좀처럼 구할 수가 없어서 결혼 후 친정에 갈 때마다 엄마한테 해달라고 조르던 음식이긴 했다. 하지만 이번엔 어쩐지 별로 땡기지가 않았다.


몇 달 전 집 근처 마트에서 바레인 산이긴 하나 한국산 꽃게와 종이 비슷해 보이는 ‘와타리카니’라는 것을 발견했고, 그걸로 몇 번 꽃게탕을 직접 끓여 먹기도 했기에 내게 있어 꽃게탕은 더 이상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작년 여름. 임플란트 치료 차 한국에 갔을 때는 이빨 치료 때문에 거의 제대로 된 음식을 먹지 못했다. 그 후 거의 반년 만에 다시 가는 한국에서 내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은 사실 따로 있었다. 꽃게탕이 별로면 LA갈비는 어떠냐고 묻는 엄마에게 나는 재빨리 대답했다.


“나물 먹고 싶어 엄마.”

“나물?”

“응. 고사리랑 도라지나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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