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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Mar 08. 2023

부끄러움은 나의 몫

일본 생활 기록부

지난주 화요일. 모에루 고미(가연성 쓰레기)를 버리는 날에 평소 실내복으로 자주 입던 낡은 티셔츠 한 장을 버렸다.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래 입어온 그 옷은 언젠가부터 소매가 닳아 군데군데 찢어져 있었지만 그런데도 별로 버리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후드티나 후드집업 안에 입을 이너웨어로는 적당한 두께감과 길이감은 물론이고, 살결에 닿는 면의 촉감까지 부드러운 것이, 어디 하나 내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이 없었다.


그런 옷을 결국 버리게 됐다. 왼쪽 겨드랑이와 어깨 사이로 이어지는 천 부분에 새끼손가락만 한 구멍이 뻥 뚫렸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 이런 구멍이 생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리 내가 애용하고 잘 입어온 옷이라 해도 겨드랑이 밑단에 구멍이 난 티셔츠를 계속 입는 건 좀 아닌 것 같았다.


이처럼 나는 평소 물욕이 별로 없다. 낡아빠진 티셔츠 한 장조차 버리는 걸 주저할 정도로 나는  새로운 물건을 사는 데 큰 흥미도, 관심도 없다.


누군가는 이런 나를 궁상맞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정작 나는 그저 태연하다. 내가 물건을 사지 않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살 필요성을 못 느끼니까 사지 않는다.’ 그저 이뿐이다. 그렇기에 남들이 뭐라고 하든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지난 30여 년을 비교적 마음 편히 살아왔다.


그런 내가 며칠 전 휴대폰을 바꿨다. 

그것도 아이폰 13이라는 2021년에 출시된 비교적 최신상의 스마트폰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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