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돈독하게, 김얀, 미디어창비(2020)』
돈도 자기 좋다는 사람한테 붙는다더라
이 책을 읽는 내내 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었던 그 말이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다. 동시에 왜 내게 그동안 돈이 잘 붙지 않았는지도 알 것만 같았다.
나는 돈에 큰 관심이 없었다. 많으면 좋지만 없어도 그리 크게 어렵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스스로에게 좀 더 솔직해기로 했다.
나는 지금껏 돈에 관심이 없던 게 아니라 애초에 가진 돈이 없고 버는 돈도 거의 없다시피 하니 그저 돈에 관심이 없는 초인인 양 굴었던 것뿐이라고.
내가 그랬던 건 분명한 이유가 있다.
오직 그것만이 돈 앞에서 자꾸 초라해지는 나를 지키는 유일항 방법이었으니까.
이 책의 저자 김얀 작가님도 예전엔 나와 비슷하게 돈에 무관심했고 글을 쓰는 작가가 돈을 밝히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고까지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을 받기 위해 찾아간 은행 창구에서 연소득 480만 원인 자신의 처지로는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저자는 비로소 돈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한다. <돈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문제가 아닌 기회와 여유를 살 수 있다는 것>을.
돈 공부를 하고부터 내 돈 독의 크기란 내 상상력의 크기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략) 왜 나는 벌 수 있는 돈의 크기를 200만 원에 맞춰놓고 생각했느냐 하는 것이다.
(생략) 1년에 1,000억 원을 버는 작가와 동시대를 살고 있으면서도 왜 나는 내가 벌 수 있는 돈의 크기를 200만원으로 한정 지었을까.
- 『오늘도 돈독하게, 김얀, 미디어창비(2020) 中』
연소득 480만 원의 무명작가였던 저자 김얀은 대문호가 되기 전에 대부호가 먼저 되어야겠다고 결심한 뒤 약 1년 간 소위 돈공부에 미쳐 산다.
수 백 권에 달하는 돈에 관한 책을 읽고 유튜브와 블로그 등을 통해 주식과 부동산에 대해 공부하며 실제로 주식 투자와 부동산 투자에까지 도전했다.
그렇게 돈에 미쳐있었다고 할 정도로 미친 듯이 돈 공부를 한 결과, 저자는 약 1년 만에 연 소득 480만 원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 생활을 하게 된다.
그 1년 사이에 저자가 주식이나 부동산으로 엄청나게 큰돈을 번 건 아니지만 돈을 싫어하고 업신여겼던 과거와 달리 돈에 대한 무한한 관심과 사랑을 주게 되었고, 일주일에 며칠씩 알바를 하여 벌어들이는 노동소득 외에도 셰어하우스 운영과 책 출간, 주식 투자와 같은 사이드잡을 통해 ‘소득의 파이프라인’을 착실히 늘려나갔다.
로맹 가리는 『자기 앞의 생』(용경식 옮김, 문학동네 2018)이라는 소설을 빌어 말했지.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자, 우리는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생의 맛,아니 건강한 돈의 맛을 알아가는 중이다.
- 『오늘도 돈독하게, 김얀, 미디어창비(2020) 中』
그렇게 돈을 대하는 저자의 자세와 태도, 행동은 크게 변했고 이러한 변화는 어느새 저자의 삶 전체를 180도로 변하게 만들었다.
최근 들어 나 역시 주식 관련 책도 읽고 시황도 살펴보고 경제신문도 읽으며 소액으로라도 주식 투자를 하면서 유료 연재도 하고 얼마 전부터는 번역 관련 일까지 조금씩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동안 내가 돈을 벌기 위해 해온 모든 행동들이 너무도 소극적이었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떨쳐낼 수가 없었다.
돈에 대해 초연한 척 굴었던 나를 대신해 내 주변의 사람들이 크고 작은 희생을 해주고 있다는 것을 애써 모른 척하며 살아온 지난날의 나를 또 한 번 반성했다.
나도 저자처럼 딱 1년만. 더도 덜도 말고 딱 1년만 돈 공부에 미쳐서 살아봐야겠다. 그러다 실제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게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나와는 전혀 다른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게 되겠지.
지금껏 소극적으로 깨작거리기만 했던 나만의 파이프라인을 지금이라도 단단히 만들어 나가 볼 것이다. 그러다 종종 ’ 이런다고 돈이 벌릴까? 내 삶이 지금보다 더 나아질까?‘라는 의문이 들 때마다 이 책을 꺼내보면서 마음을 다잡아야지.
누구보다 치열하게 돈 공부를 하고 부자가 되는 방법을 실천 중인 저자의 모습은 언제 어느 때라도 내게 기분 좋은 자극과 함께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해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부터 나도 ‘돈독하게’ 지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