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붱 Feb 07. 2024

아기를 낳기 전의 나에게

엄마는 나도 처음이라서 - 프롤로그

네가 아기를 7시에 재우고 싶어도 아기는 그 시간에 딱 맞춰 자주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집 아기는 밤에 10시간, 12시간 내리 잔다고 해도 너의 아기는 200일이 다 되도록 3시간에 한 번씩 깨서 젖을 찾을 수도 있다.


어떤 집 아기는 이유식을 시작하자마자 첫날부터 싹싹 다 긁어먹을지 모르나 너의 아기는 주는 대로 다 뱉으며 찡찡거릴 수 있다.


누구 집 아기는 유모차에 태우자마자 쿨쿨 낮잠을 자줄 수도 있으나 너의 아기는 유모차에 내려놓는 순간 입술을 삐죽이며 목청껏 울 수도 있다.


다른 집 아기는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이가 나고 뒤집기는 물론 되집기까지 마스터하며 온 집안을 데굴데굴 굴러다녀도 너의 아기는 태어난 지 6개월이 되어도 이빨은커녕 되집기도 제대로 못 할지 모른다.


이 정도면 됐나 싶은 육아용품은 사도 사도 모자라 보일 것이며 월령별로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이 정도면 아기가 제대로 크고 있는 것인지, 매일을 불안 속에 고민하며 또 고민하게 될 것이다.


아기를 키우는 내내 네가 생각한 그 모든 상상과 계획은 대부분 들어맞지 않고 틀어질 것임을 받아들여라. 그러다 보면 ‘왜 자꾸 밤에 통잠을 못 자지? 왜 이렇게 이유식을 안 먹지? 왜 아직도 되집기를 못 하지?’ 라며 아기의 모자란 점만 부각되어 보이던 일상이, 


‘와 오늘은 4시간이나 안 깨고 잤네? 우와 어제보다 10그램이나 더 먹었네? 이야 지금 엄마 보고 웃은 거야?’ 하며 그동안 못(안) 보고 지나쳤던, ‘사소하지만 충만한 기적의 순간들’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이다.


살면서 네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순간만이 주는 교훈도 있다는 것을 아기를 키우는 내내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너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이 브런치북은 바로 그 순간들에 대한 기록이자 엄마가 되기 이전의 나에게 들려주고 싶은 몇 가지 생각들을 담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