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좋아하는 최애 작가의 신작 에세이를 오랜만에 읽기 시작했다. 제목은 『꾸준한 행복』.
'사는 힘을 기르는 수수한 실천'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그 책은 작가의 작지만 결코 시시하지는 않은 일상의 작은 순간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그것도 무척 재미있게.
다정하지만 난폭 운전을 하는 버스 운전기사와의 일화부터 반려견의 복슬복슬한 엉덩이 털 공격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아침 풍경등을 천천히 읽고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분은 매일 일기를 쓰시겠지?
내가 좋아하는 이 최애 작가님께서는 거의 매해 에세이를 한 권, 혹은 그 이상씩 출간하고 있다. 그것도 거의 20여 년 가까이를.
어떻게 그 긴 시간 동안 매번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었을까. 역시 이 분은 매일 일기를 쓰고 있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었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거의 20여 년 만에) 나도 일기라는 걸 써봤다.
아무도 보지 않는 내 비공개 티스토리 블로그에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적어 내려갔다.
어차피 아무도 안 보니까 표현이든 뭐든 크게 신경 쓰지 말고 있었던 일을 쭉 나열해 보자는 마음으로 쭉쭉 이어서 써나갔는데 일기가 마무리될 때쯤이 되니 뭔가 그럴싸한 에세이 한 편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역시, 그분은 매일 일기를 쓰고 있을 거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