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사의 일기 019

일상 이야기 02. 식물세밀화 배우기

by Ko Cl

업무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른 집중할 것을 찾았다.

쉴 때는 rest와 refresh를 때에 맞게 써야겠기에.

가끔은 rest도 필요하지만 지금 내겐 refresh 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찾은 '식물 세밀화'.

서귀포엔 배울 곳이 없어서 퇴근 후 제주시까지 가야 한다.

몸은 조금 피곤하지만 정신은 좀 힐링되는 느낌.


첫 수업날 준비물.

10센티 안팎의 크기에 온전한 상태로, 그릴 잎 하나를 가져오라 했다.

세밀화를 시작하면서 '동백' 컬렉션으로 앞으로 쭈욱 그릴 생각에 '지금' 딱 그릴 수 있는, 키우고 있는, '베트남 동백' 잎을 골랐다.

한참 꽃 피는 시기에 꽃은 아직 그릴 실력이 안되니 사진만 많이 찍어놓았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깨달은 건,

첫 단추를 잘 끼웠어야 했다.

그림을 그릴 사진.

그 사진을 완벽히 잘 찍었어야 했다.

그리고 그다음, 선을 잘 땄어야 했다.

그림을 그리다 보니 이 두 가지가 마음에 안 들어서(완벽하지 않다 보니) 보정이 안된다...ㅜㅜ

수강이 끝난 후에 다시 해봐야지!


그동안 식물에 대한 관찰력이 많이 부족했다.

이렇게 몰랐을 수가...

좀 더 촘촘히 봐야겠다.

사진 --- 보고 그린 그림 --- 전사 후 연필작업

지금은 채색작업 중이다.

잎의 거치가 이렇게 생겼었구나...

잎맥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잎이 이렇게 되는구나....

이런 질감이구나...

아....

예전 회사 퇴사 때 받았던 색연필 세트에 부족한 색을 추가하고 나만의 색 팔레트를 채우고 있다.

세밀화에는 연필깎이 말고도 앞을 더 뾰족하게 갈 도구가 필요하다.

집에 있던 (언제적껀지...) 통을 휴대용 색연필갈이(?)로 제작했다.

쉬는 날 카페에서 이렇게 힐링의 시간을 갖는다.

최대한 쉬는 날엔 일을 안 해보려고 노력 중이다.

너무 일에 빠져있다고 다들 워커홀릭이라고 하는데...

나도 그러고 싶진 않은데 성격이 그렇다 보니... 쉽지 않다.

그래서 일에 직접적으로 관련은 없지만 이런 일을 좋아하다 보니 결국은 연관된 일들이 될 것 같다.


자수재봉도 시작은 해놓고,

사진도 시작은 해놓고,

이젠 세밀화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참 많이 필요한 일들이다...


한우물을 팔 건 아닌데,

호기심은 많고,

욕심도 많고...

뭘 하나 하더라도 영감을 얻으려면,

몰입을 하고, 읽고 보는 것도 많아야 하고,

생각할 시간도 많아야 하고,

고통 속에서 허우적대기도 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게 시간이 필요하다.

왜 이렇게 시간은 빨리 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