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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리와 글 Mar 04. 2016

상어의 이

『우는 어른(泣く大人)』  2001년 7월, 카도카와 문고



#읽기 전 유의사항
하나. 어디까지나 이 번역은 번역자의 취미생활의 일부로 스크랩은 허용하지 않아요.

둘. 괄호, 사진+α은 이해를 위해 번역자가 넣은 것으로 본문에는 없어요.

셋. "의역"한 부분이 많으므로 연구대상으로 할 경우 직접 본문을 참조해 주세요



상어의 이 歯



어릴 때부터 이가 약하다.


이가 약하다, 는 건 즉-

금세 충치가 생긴다는 것.


그럼에도

이를 닦는 행위는 좋아해서

자주 닦는다.


치약도 세 종류나 항상 준비하고 있다.


극히 평범한 것-지금은 패키지와 맛이 맘에 들어서 aronal이라는 스위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과,


담배를 피기 때문에 치석을 제거해주는 자크토 라이온,


그리고 잇몸 건강을 위한 소금 같은 아세스.


이들을 구사해서 아침 점심 저녁으로 닦는다.


(그런데)
닦아도 닦아도 충치가 생기는 건 왜 일까?




나랑 똑같이 이가 약했던 아빠는

살아계셨을 때


'너처럼 매일 닦아도 충치가 생기니까 안 닦아도 똑같을 걸'하며 구실을 붙여서, 이를 잘 닦지 않았었다.


그도 그럴 것이 난, '사자에 상'도


'심술쟁이 할매'도


'블랙잭'도

 '카리아 게 쿤'도

치과의 대기실에서 다 읽었던 것이다.


치과는 청결하고 왠지 안심도 되고 해서, 그리 나쁜 장소는 아니었다.


게다가 내 담당 의사는 아주 솜씨가 좋아서
벌써 30년이나 지났는데도 그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하지만, 역시


가능한 한

가고 싶지 않은 곳이다.

상어는,

비일비재하게

새로 이가 난다고 한다. 정말 부럽다.



얼마든지 이가 새로 날 수 있다면,

부러져도 빠져도 무섭지 않으니



난폭하게도 될만하다.



만약 상어 같은 이가 생긴다면,



생선을 통째로 먹어 버릴 테다
머리도 뼈도

으드득으드득 씹어먹고 싶다.


고기도 예를 들면,

돼지갈비 같은 걸

뼈 채로 한 입에 먹어 버리고 싶다.


모두들 놀라겠지.


와일드한 여자라고 소문이 날 것이다.


그런 식생활을 하면, 피도 진해지고 뼈도 내장도 강해질 테다.


그렇게 되면 카스테라라든가 팬케이크 같은 나약한 음식은 먹고 싶지도 않을 테지


두릅이라든가 우엉이라든가

딱딱한 야채도 그대로 씹어먹고.



감정도 강해질 것이다.


혼자 있어도 괜찮겠지.



담배 때문에 이가 지저분해지는 것 따위

신경 쓰지 않고


한밤중에 무서운 꿈을 꿔도

눈 깜짝하지 않겠지.


뭐 얼굴은 좀 날카로워질 테지만

그런 건 상관없다


강함을 자랑스러워할 테다.



여간 용감한 사람이 아니면 곁에

다가올 수도 없을 테지


그건 분명, 달밤의 대양(大洋)을 홀로 헤엄치는 것 같은 기분일 테다.



구애됨 없이 자유를 만끽하는 것



치과에도 가지 않고


aronal도 자크 토라 이온도, 아세스도

필요 없는......



상어의 이가 생긴다면

난 상어처럼_____


고독하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반짝반짝 빛나는 이로,

씩씩하고 경쾌하게 대양을 헤엄쳐 가겠지.


2001년 7월, 카도카와 문고
에쿠니 가오리, 우는 어른(泣く大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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