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

by 지집아이

# 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 <프롤로그>


2018년 11월 23일, 그 날을 잊지 못한다. 눈부시게 내리쬐는 햇빛, 찬 바람을 타고 스며드는 바다 내음,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이 한눈에 보이는 그림 같은 풍경까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보다 더 행복할 순 없었다. 35년을 서울에서만 살아온 '서울 촌년'이 꿈에 그리던 '제주도민'이 된 첫날이니까.


"1년이면 지겨워질 걸?"

"아마 2년 뒤면 돌아올 거야."


‘아마’란 단어만 썼을 뿐 지인들은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호언장담했었다. 마치 그렇게 되길 바라는 것처럼. 하지만, 그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올해로 3년째, 난 여전히 도민으로 살고 있고, 다시 서울 촌년으로 돌아갈 생각이 전혀 없으니.


물론, 낯선 곳에서의 삶은 '설렘'보단 '걱정'이 뒤따랐고, 때론 '기대'가 '불안'으로 뒤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빌딩에 가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서울이, 가로수가 걱정될 만큼 미세먼지와 매연으로 가득한 서울이, 지옥철과 만원 버스에 몸을 실어야만 하는 서울이 전혀 그립지 않았다.


과연, 나만 그럴까? 나만 복잡한 도시를 떠나 평온한 지역에서 살고 싶을까? 분명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꿈을 꾸는 이에게 나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 뒤, 내가 선택한 것이 바로 '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이다.


"제주도 원주민들이 텃세가 심하다던데?"

"물가는 엄청 비싸고, 임금은 엄청 짜데. 어떻게 살아?"

"날씨가 변덕이 심하다며, 정말이야?"


제주도민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참 많은 질문을 받아왔다. '카더라'를 확인하는 질문부터, 그럴싸한 추측에 확신에 찬 잘못된 정보까지. 설명해주자니 길어질 것 같아 귀찮고, 짧게 대충 대답하자니 마치 해야 할 일을 안 한 것처럼 찜찜했던 수많은 질문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2년 4개월이란 '경험'을 담아 자세히 전달하려 한다.


누구나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

대한민국의 파라다이스라 불리는 '제주도'의 속 이야기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