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살아보고 결정하세요

제주도 지역별 특징

by 지집아이

# 제주도민이 된 서울 촌년 5.


"제주도는 어느 동네가 제일 좋아?"


답하기 제일 어렵고 곤란한 질문을 오늘 또 받았다.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잠시 망설이자, 상대는 내가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오해했나 보다. "외지인이 살기에 어느 동네가 가장 좋냐고." 이렇게 되묻는 걸 보니. 이 질문은 마치 나에게 '어떤 책을 읽는 게 좋아?', '어떤 옷을 사는 게 좋아?'라고 묻는 것과 같다. 내가 어떻게 알겠는가!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고, 선택의 기준과 조건이 다른데.


제주도는 생각보다 넓고, 생각보다 큰 섬이다. 알고 있는가? 면적이 무려 서울의 3배라는 사실을. 하물며 서울도 어느 동네는 공원이 많고, 어느 동네는 사무실이 많듯 특성이 전부 다 다른데, 제주도라고 똑같겠느냔 말이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하고 덜컥 이주했다 큰 코 다치고 싶지 않다면, 각 동네의 특징부터 파악해야 한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씨앤하우스>


일단, 제주도는 크게 제주시와 서귀포시, 그리고 서쪽과 동쪽으로 나뉜다. 물론, 더 세밀하게 나눌 수도 있지만 보통 원주민들은 이 4가지로 거주지며, 위치를 물어본다. 예를 들어, '네가 있는 쪽이 어디야? 서쪽? 동쪽?' 이렇게. 그 이유는 그 특징이 분명하게 나뉘기 때문이다.


원주민들이 말하는 제주시는 보통 '제주 시내'를 이야기한다. 높은 건물과 아파트가 많고, 식당, 술집, 옷가게 등이 많아 '문명의 혜택'을 편하게 누릴 수 있는 곳이다. 만약, 제주도에서 살고는 싶지만, 시골의 불편함은 싫다면 또, 운전이 미숙하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면 거주지로 '제주 시내'가 적합할 것이다. 다만, 제주도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누리며 살기엔 충분하지 않다는 걸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서쪽과 동쪽은 어떨까? 먼저, 서쪽을 대표하는 동네로는 '애월읍'을 꼽을 수 있다. '제주 시내'와도 가깝고, 공항과도 멀지 않아 정말 많은 외지인들이 거주한다. 애월읍과 비슷한 동쪽 동네로는 '조천읍'이 있다. 물론, 구좌읍이나 성산읍도 유명하지만, 제주 시내와 가장 가까운 곳이 '조천읍'이기에 외지인들의 선택을 많이 받는다. 그렇다면, 서쪽과 동쪽은 무엇이 다를까? 가장 큰 차이는 자연이다. 서쪽은 동쪽보다 조금 더 발전한 느낌이 든다. 물론, 시내만큼은 아니지만, 편리성 면에서 좀 더 우위를 차지한다. 그에 비해 동쪽은 서쪽보다 오름과 곶자왈(숲)이 많다. 그래서 만약, 제주의 자연을 온전히 느끼며 살고 싶다면 '동쪽'을, 문명의 혜택이 조금 더 중요하다면 '서쪽'을 선택하길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서귀포시'는 대부분 관광객을 상대로 사업하는 외지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공항과도 거리가 멀고, 제주 시내로 나오기도 번거롭기 때문. 만약, 직장이 제주 시내에 있거나 또는 육지로 자주 나가야 한다면 '서귀포시'에서 사는 걸 심사숙고해야 한다. 다만, 거주 목적이 아닌 '별장'으로 사용할 거라면 더없이 좋은 동네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동네를 선택하기엔 무리가 있다. 설명하기 쉽게 크게 4가지로 나눈 것일 뿐, 한라산에 가깝냐, 해안가에 가깝냐에 따라 또 특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애월읍 중에서도 유수암리나 소길리처럼 중산간 쪽에 있는 동네는 한 겨울이 되면 해안가에 있는 동네보다 더 춥고 눈도 훨씬 많이 내린다. 그래서 난방비가 많이 들며, 폭설이 내릴 경우, 고립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해안가 쪽 동네가 더 좋은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꼭 그렇다고 할 순 없다. 해풍 때문에 집이나 자동차가 부식되기 쉽고, 큰 도로(예 : 평화로)를 이용하려면 한참 올라가야 한다는 단점이 있으니 말이다.


결국,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느냐에 따라 나에게 맞는 '나의 동네'를 찾을 수 있다. 산을 더 좋아하는지, 바다를 더 좋아하는지 심지어 추위를 더 타는지 더위를 더 타는지에 따라서도 거주할 지역이 달라질 수 있으니 말이다. 제주도민이 될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일단 살아봐라. 1년, 아니 한 달만이라도 직접 살아봐야 알 수 있다. 각 마을의 분위기와 이웃들의 성향을. 그리고 나에게 맞는 동네인지 아닌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