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삶
한가로운 주말 오전이 되면 이불을 겉어 차기도 전부터 이미 그 안에서 생각에 잠긴다. ‘내게 주어진 주말이라는 이 유효한 시간을 어떻게 하면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고민이다. 지극히 ‘나 자신’에게 초점이 맞춰진 이 본능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한 건 오랜 일이 아니다. 주말마다 친구들을 만나고 쇼핑을 하며 기분전환을 하고, 그게 지겨워질 때쯤 이면 종종 헤어스타일을 바꾸러 미용실에 가는 것이 예전의 내가 주말을 보내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그런 날들에 묘한 허무함을 느낀 후부터 주말을 어떻게 지낼지에 대한 고민이 부쩍 늘었다.
그리고 난 이번 주말에도 어김없이 서점에 갔다. 그리고 여느 때와 같이 적당히 세련된 겉표지와 적당히 마음을 흔드는 제목의 책을 집어 든다. 적게는 한 권, 많게는 서너 권이나 되는 책을 들고 적당히 아늑해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나긋한 시간이 나는 좋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모두 자의건 타의건 책을 읽기 위해 왔다는 사실, 모두가 책이라는 또 다른 세계로의 여행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쩐지 위안 같이 느껴진다. 편안한 조명 아래서 넉넉한 마음으로 책을 읽어 내려가는 일, 내가 좋아하는 것을 마음껏 하며 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 되는 여행은 이처럼 내게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 몇 번에 걸친 여행들은 내가 낯선 곳에 놓이는 짜릿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거대한 관광지보다 조용한 골목길에서 만난 고양이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좋아서 떠난 여행길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알아간다니, 모든 게 좋은 것 투성이니 이 어찌 완벽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내가 좋아하는 것이 여행이라서 참으로 다행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