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당산봉

제주 세 째날

by 한희정

날이 개어 아침을 먹자마자 어제 가지 못했던 당산봉(제주 한경면 고산리 산 15)으로 향하였다. 숙소로부터 당산봉까지의 거리는 도보로 4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운동삼아 걷기로 했다. 숙소에서 길을 건너자마자 보이는 고산 초등학교를 지나 계속 직진이다. 학교길이 너무 예뻐 사진을 찍고 또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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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봉 가는 길은 쉽다. 지도를 중간중간 확인할 필요도 없다. 하늘과 들판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노을해안로를 만나면 오른쪽으로 빠지는 당산봉 싸인이 나올 때까지 계속 걸어가면 된다. 여전히 바람은 드셌지만 하늘은 점점 맑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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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막상 당산봉 오름길을 오르기 시작하자 고민이 되었다. 봉우리 둘레를 다 돌려면 10코스를 지나야 하고 2시간 반이 걸린다고 한다. 어제 온종일 내린 비 때문에 미끄러질 뻔도 여러 번이었고, 인적도 없어 너무도 적막했다. 이상한 벌레나 뱀이 나올까 봐 무서웠다. 결국 2코스에서 포기하고 되돌아왔다. 둘이었다면 포기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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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해안로를 따라 숙소 쪽으로 다시 되돌아오면서 예쁜 카페 '로서'를 지나칠 수 없었다. 사장님 한 분만 계셨다. 커피를 마시며 제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지기님들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보았다. 아마 가슴속까지 확 뚫어주는 신선한 바람으로, 상쾌한 공기로, 거리에 피어있는 정겨운 꽃들과 나무로, 드넓게 펼쳐져있는 들판으로 그들의 마음은 그 누구보다도 부유함에 틀림없을 것이다.


갑자기 헨리 소로우의 말이 떠오른다.

"간소하게, 간소하게, 간소하게 살아라."


삶의 근원적인 것만을 접하기 위해서는 물질적인 소유를 줄여야 한다. 물질적인 소유를 줄이면 자연과 가까워질 수 있다. 자연 속에서의 풍부한 삶이 성공적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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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잔의 커피와 끄적 낙서!


무제 I


지금 나에겐

많지 않아도 되는 것이 많다.

많아도 되는 것은 없다.

그러나

걱정하면서 살면 뭐 하랴.

안달하면서 살면 뭐 하랴.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사람.

나는 내 마음 따라가는 사람.

나는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



하늘은 하늘이다.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도

꿋꿋하게 버티는.

바람은 바람이다.

이 모양 저 모양으로

가고픈대로 흘러가는.



나도 나다.

오늘도

내일도

하늘이 늘 하늘인 것처럼.

바람이 늘 바람인 것처럼.


2023년 6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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