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일 어린이날에 배운 그의 가르침
그런 날이 있다. 어떤 일, 어떤 사람 때문에 마음이 너덜너덜 해 져버려서 빨리 누군가의 손길로 그 상처를 꿰매줘야 하는 날 그리고 그런 순간. 어떤 행위가 아닌 어떤 사람과의 진솔한 대화로 그 상처를 꿰매줘야 하는 날이 난 오늘이었다. 그리고 그런 날엔 신기하게도 내 상처를 꿰매줄 사람이 나타나기도 한다. 정말 운이 좋았던 오늘.
잊고 살았던 아픔과 분노를 다시 처음처럼 느낀 전 날 밤, 그 다음날 그러니까 오늘 필연적으로 나의 마음을 진정시킬 이벤트가 있다는 사실이 오늘 아침에 깨어났을 때 날 그리 비참하게 만들진 않았다. 속상하고 답답한 마음에 그 날 밤 난 3시간도 못 자고 새벽6시에 깨어나 집 근처 바닷가를 2시간 동안 만 보를 걸었다. 3월부터 생긴 좋은 취미인 만 보 걷기는 내 마음을 언제나 가라앉혀준다. 오늘도 역시 잔뜩 흥분해서 빨게진 내 마음이 점점 평소의 살구색 피부로 돌아오는 기분이 들었었다. 만 보 걷기를 마치고 11시에 있었던 동아리 활동에 참여를 하였고 거기서 특정 멤버들과 함께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동아리활동을 하면서도 난 그 분들과 마음과 말이 참 잘 통할 거란 확신이 있었다. 그리고 그 확신은 현실이 되어 그 날 우린 늦은 점심시간부터 초저녁까지 서로의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으로 이야기꽃을 피웠었다.
서로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이었으니, 난 자연스럽게 내 인간관계에서의 성향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됐다. 난 웬만한 모든 인간관계에서 내가 뭔가 줄 수 있다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직면하게 되는 문제이지만, 내 순수한 의도의 '줆'은 그리 담백하게 나에게 다른 '줆'으로 다가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내가 아무리 잘 해주고 많아 줘도 이에 대해 고마움을 느껴서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별로 없기에, 10대 때 그리고 20대 초반 어쩌면 지금까지 난 그 상처를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서툴게 나마 짜증스러운 마음을 가득담아 역시 '헌신하면 헌신짝되기 마련이지!', '역시 잘 해주면 안 돼'라며 나름의 결론을 맺어버렸다. 인정하기 싫지만 오늘 난 그냥 인정해버렸다. 내가 너무나 사랑했던 사람도 자주 나에게 내 사랑이 내 관심이 '과분'하다고 말해왔고 그 과분함은 그 사람에게 부담으로 다가와 그 사람은 나와의 관계를 포기해버리는 선택을 했다. 이에 대해서 난 다음 인연에게는 전처럼 잘해주지 말하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나의 말에 그 분은 반대를 하며, 본인이 생각하는 '감사함'에 대한 가치를 설명하셨다.
먼저 진짜 그 사람이 너에게 진심이었다면, 너와의 관계를 꼭 붙들고 싶은 사람이었다면 그 사랑이 "과분하다"며 말을 하지 않고 그 과분한 사랑에 어떻게든 보답하려고 변화하려고 노력했을 거라고 반문하셨다. 그 엄청난 사랑과 애정에 보답을 하고 상대방의 그 아린 마음을 알기에 그 사랑과 비슷할 지는 몰라도 그 가까운 수준이라도 되려고 본인이 그 상대방을 위해 변화하고 보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셨다. 그리고 이 '감사함에는 당연함이 없다'라는 가치는 점점 그 뿌리를 타고 내려가 '삶에서 감사함이란?'이라는 본질적인 질문이 되어 나름의 토의를 하게 됐다.
단연 '감사'는 삶의 풍파를 견디게 하는 중요한 가치 중 하나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 가치를 알아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만들어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예외의 인물이 오늘 만난 그 분이셨다. 그래서 난 행운스럽게도 그 분의 감사함에 대한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고 삶을 삶에 있어서 어떤 자세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아야할지에 대해 같이 공감하고 대화할 수 있었던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을 2022년 5월 5일 어린이날에 가졌었다.
그 분께 배운 삶에 살아감에 있어서 알면 좋은 팁 4개를 정리해보고 소개해보고 싶었다. 나의 사적인 공간, 브런치에서 한 번 정리해보고 내 머릿속에 저장해보고 싶었다.
일단 첫 번째, 감사일기 쓰기. 가 있었다.
아침루틴 중 하나에 하루에 감사한 것 3가지를 써보는 시간을 추가하는 것. 이 팁이 처음으로 들었던 팁이다. 그 감사한 일이란 정말 단순하고 당연할 수도 있는 얘기도 있다. 걸을 수 있는 탄탄한 다리가 있다는 것과 같이.
두 번째, 오늘 하루에 있었던 일 중에 가장 멋진 일 하나를 쪽지에 적어서 작게 접은 다음에 작은 유리병 같은 공간에 모아둬서 힘들고 지칠 때마다 그 유리병에서 아무 쪽지를 꺼내 읽어보는 것.
처음 듣고 크게 감탄했던 팁이었다. 누구나 힘들고 지칠 때가 있을 때 그 감정을 해소할 행위가 필요하고 그 행위는 가끔 자기파괴적이고 비생산적일 수 있기에(음주, 흡연, 폭력 등) 전혀 나에게 해를 가할 수 없는 방법이기에 상상만해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팁이었다.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이 두 번째 팁은 지금 실행해봐도 좋을 것 같다. 음.. 오늘 있었던 가장 멋진일이라 하면 오늘 본 아름다운 하늘의 광안리를 걸었던 일. 유화 화가의 습작처럼 은은하고 다정했다.
멋진 일은 매일 일어나기에, 그 멋짐은 그 순간 반짝하고 사라지기에, 그 매일매일의 멋짐을 아예 잊어버리고 살기엔 그 순간은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 그 멋짐을 기억하고 간직하는 낭만적인 영혼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세번째, 나를 즉각적이고 확실하게 즐겁게할 스토리 6가지를 적어두기.
내가 직접 경험한 일도, 남에게 들은 일화도 괜찮다. 생각만 해도 입가에 웃음을 장착하게 만드는 일화는 항상 기억해둬서 웃고싶을 때마다 꺼내보자.
나에겐 아마 귤을 먹는 데에 심각하게 집중한 아빠를 순간포착한 사진인 것 같다. 같은 가족 구성원끼리만 아는 유머이기에, 그 특유의 바보같은 웃음을 너무나 사랑하기에 나에게 그 6가지 일화 중 하나는 분명 그 사진일 것이다. 나의 행복을 나의 즐거움을 '지켜야하는' 실생활이 이어지는 삶에서는 이 세번째 팁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6가지 일화가 있음으로 생기는 그 든든함이란 그 어떤 물질적 풍요가 주는 든든함과는 비교하기 힘들거라는 생각을 했다.
네번째, 하루에 10초라도 누군가에 행복과 안정을 빌어주고 생각하기.
사실 제일 충격을 받고 놀랐던 팁이었다. 나는 '타인'을 위해 온전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나? 그것도 나의 행복과 평안이 아닌 누군가의 행복과 평안을 진심으로 생각해본 적이?
솔직하게 없었던 것 같다. 누군가의 행복을 빌어도, 그 사람의 행복에 집중을 했기 보다는 그 사람의 행복을 빌어주는 '나'를 중심으로 시간을 가졌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팁을, 어느날 본인의 우울함을 고백한 친구를 위해 어떤 날의 10초를 썼다는 그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마음 속 따스한 감동을 느꼈다. 얼마나 마음의 여유가 있고 따스함의 여분이 있으면 그런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걸까?
동시에 올해 3월 엄마의 급격스럽게 심각해진 병세에 마음 고생을 했던 나에게 내 사랑하는 친구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오늘 안그래도 잠자기 전에 너희 어머니를 위해 기도했어!". 독실한 기독교인인 내 친구는 잠자기 전마다 기도를 하는 것처럼 보였고 어쩌면 기독교인으로서 가장 신성하고 중요한 그 시간을 친구의 어머니를 위해 썼다는 그 친구의 말에 난 마음이 아프도록 고마워했었다. 이런 친구가 내 곁에 있다는 것이 행복했고 감사했다.
이 4가지의 팁을 중점적으로 묶는 가치는 역시 '감사함'인 것 같다. 그리고 이 4개의 멋진 팁을 정리하면서 내 나름대로 내린 결론과 나 자신과 한 약속은 '결코 감사함을 포기하지 않기'였다. 이제야 기초를 올리기 시작한 새로운 내 삶의 가치이니 앞으로 살아가면서 더 단단하고 멋지게 그 가치관을 키워가고 지켜야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계속 나의 감사함을 뒤돌아보면서 오답체크를 하고 어떤 때에는 무소의 뿔처럼 굳건하게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보는, 내 인생 최고의 어린이날 중 하루였다.
P.S. Thanks to. J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