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16일 토요일

지혜 레스큐 (골드/ 딥 마젠타)

by Redsmupet

Keynote : 입문자(the initiate)가 세상에서 활동할 방법을 찾는다.

Affirmation : 나는 이 새로운 관점에서 내 삶을 살면서 배(belly)에서 휴식을 취할 때 나 자신이 빛나고 있음을 발견한다.


아침에 샤워를 하는데 샤워기 머리가 자꾸만 옆으로 돌아간다. 차가운 욕실 공기를 피하려고 필사적으로 물줄기를 따라 움직이다 샤워기를 빼서 아래로 길게 늘어뜨렸다. 꼬인 줄이 빙글빙글 돌며 풀린다. 다시 걸어놓은 샤워기는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이렇게 간단한 걸 왜 몰랐지? 겨우 이걸 몰라서 샤워할 때마다 그렇게 애를 먹은 거야?


이제는 겉으로 멀쩡해 보여도 샤워기 머리가 자꾸 돌아갈 때는 줄을 풀어본다. 그때마다 샤워기 줄은 또르르 풀린다. 샤워를 하며 애쓰던 일 하나가 줄었다.


쓸데없이 애쓰는 일, 나는 얼마나 애를 쓰며 살아왔을까?


어제 꿈에서 새집으로 이사를 했다. 집안이 가득 찰 정도로 손님을 초대했다. 북적북적 한바탕 신나게 놀고 난 다음날, 주방을 치우고 있었다. 싱크대 왼편에 나무로 된 서랍장이 하나 보인다. 서랍장을 여니 남자 양복바지가 가득하다. 왠지 소름이 끼친다. 얼른 버려야 할 것 같다.


내가 저 양복바지를 입고 살아보겠다고 애를 썼던 것일까? 어울리지도, 맞지도 않는 저 바지가 정말 내 것인가?


꼬인 줄 몰랐던 샤워기 줄, 나에겐 양복바지가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맞지도 않는 옷을 입고 무대에 올라 엉뚱한 배역을 연기하느라, 사는 게 그렇게 애를 써야 하는 일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새집으로 이사왔으니 양복바지도 서랍장도 모두 버려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2021년 1월 6일 수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