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3월 22일 월요일

열려라 참깨(터콰이즈/골드)

by Redsmupet

Keynote : 인카네이셔널 스타를 일깨우는 개별화 과정. 과거의 지혜가 가슴의 창조적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표현된다.

Affrimation : 나는 나에게 그대로 드러나는 지혜에 열려있고, 가슴으로부터 함께 그것을 나누고자 합니다.


설레는 꿈을 꾸고 일어난 아침, '열려라 참깨'라는 이름을 가진 바틀이 유난히 반짝인다.

꿈에서 그동안 모르고 지내던 공간 하나를 발견했다. 집 안에 그런 공간이 있는 줄 몰랐다. 얼마나 오랜 시간 숨어있던 공간인지 깊은 어둠만 가득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 빈 어둠, 그 어둠이 설렘으로 다가왔다.

텅 빈 어둠이 두려움이 아닌 설렘인 것은 그 공간이 가지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이었다.


쓸데로 다 써서 더 이상 나에게 남은 공간이 없는 줄 알았다. 공간이라는 것은 '여지'였다. 더 이상 무엇을 할 여지가 없다는 건 맥이 빠지는 일이었다. 숨이 탁 막히는 막막함이었다.

"더 이상 뭘 어떻게 해?"

꽉 들어차 옴짝달싹 못하는 마음, 나의 최선이 어떤 부피를 가지고 정해진 공간을 채우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 공간을 다 채워버린 나의 최선이 결국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때 느끼는 절망, 혹은 무력감이 공간에 끼어 옴짝 달짝 못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여기에 숨은 방이 있을 줄이야! 이처럼 신나는 일이 또 있을까? 이처럼 설레는 일이 또 있을까!

어둠이 감싸고 있는 공간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었다. 그래서 착각을 했는지도 모른다. 나의 공간은 딱 내가 빛을 비출 수 있는 그만큼이라고.


숨겨진 공간을 알아채지 못하는 건 어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언젠가 그 방 문을 열어본 적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때는 그 방을 채운 어둠이 무서웠을지도 모른다. 공포에 질린 눈 앞에서는 작은 먼지 하나도 괴물로 변신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이 나의 눈에게 그런 요술이 부렸는지도 모른다.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충격적인 사건을 기억에서 지워버리듯 겁에 질린 내가 그 방의 기억을 지워버렸는지도 모른다.


언제 이렇게 담력이 세진 거지? 세상에 존재할 것 같은 온갖 괴물들이 사실 내 안에 있다는 걸 알면서부터였을까? 융학파 분석가에게서 교육 분석을 받으며 나의 악몽, 나의 꿈속에 나타나는 모든 괴물들이 바로 나라는 걸 알게 되었다. 물론 알게 되었다는 게 인정하게 되었다는 건 아니었다. 머릿속으로는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으로는 '아니야'를 외쳤다.


'내가 그렇게 경멸하는 사람이 내 꿈에 나왔는데 그럼 나도 그 사람 같다고?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나는 아니야!'


버티고 버티다 나의 대답은 결국 '맞아'가 되어버린다. 하나 둘, 많고 많은 '아니야'가 '맞아'로 바뀌면서 어둠에 대한 공포가 줄어든다. 어둠이 무서웠던 건 그 속에서 무엇이 튀어나올지 몰랐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괴물이 튀어나와 나를 헤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니야'라고 부정할 때 어둠 속에서 나타나는 괴물은 완벽한 타자다. 알 수 없고 통제할 수 없는 미지의 무엇. '맞아'라고 인정할 때 그 괴물은 내가 된다. 괴물이 나를 공격하려던 게 아니라 내가 괴물을 쫓아내려던 것임을 알게 된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전도되어 버리는 상황 속에서 먼저 용서를 구해야 할 사람이 나라는 걸 알게 된다. 어느새 괴물은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무서움이 없는 눈은 먼지를 그저 먼지로 본다. 어둠은 어둠일 뿐, 그러니 빛을 비추면 그만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귀신의 집', 그건 바로 내 마음속에 있었다. 그곳을 통과하는 담력훈련, 훈련을 무사히 마친 나에게 나의 무의식이 주는 선물, 그 어두운 방 앞에서 오늘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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