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라면 동글동글
세상 모든 잎이 그렇듯이
그의 잎도 그랬어야만 했다
없던 낯선 겨울이 휘감던 날
돌돌 말았지만 추웠다
세상 잎들이 미련을 버렸을 때, 그도
버렸어야 했다
알지 못했다 버린다는 것
생소했다 잠시 눈 감는 시간
살아야지 자르고 잘라 선[線]이 되어
차가운 바람 빠져나가게
얼지 않게 피에 기름기를 더해야지
야위고 볼품없다니
수[數]를 늘릴 수밖에 지난 잎도
버리지 말고 촘촘히 세[勢]를 늘려야지
이제 어때? 날카로움이
겨울을 지배한 시퍼런 잎이
숲의 손가락질을 뚝뚝 잘라낸다
겨울은 눈도 많다는 것
또 알지 못했을까
무거운 숲이 밤새 쩌렁쩌렁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