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낼 시간

by 들숨

빼앗긴 땅

쫓겨 간도 땅 땅 찾아 헤매다

동상에 발가락 잃은 할아버지


되찾은 땅

할아버지 따라 늦어진 귀갓길

밥상은 차려지지 않고

땅땅땅 개로 둔갑한 늑대에 쫓겨

화전에 밥 짓다 화상에 뒤꿈치 잃은 아버지


빼앗기고 되찾은 땅

유전은 지독해 발가락도 발꿈치도 없는 아들

맨손으로 늑대 떼 막아서다 땅땅땅 고꾸라진

굽은 등이 가파른 길 자전거를 구른다


그 옆 탄탄대로

개와 늑대의 시간 틈타

빼앗겨도 되찾아도 내내 그 땅

떵떵거리던 금쪽 유전자들 휙휙 질주한다


태양의 퇴근 달의 출근

그 사이 끼어들지 않도록

아들에게 빚지고 빛 가진 이 땅의

핏줄 터져도 지지 않고

눈떠 빛을 내는 빛들의 시간


달이 도록 해가 뜨도록

별들이 부러워하는

빛들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