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여우가 시집가는데

by 들숨

요즘 시집가는 여우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죠

그렇지 않아도

울고 싶어 안달 난 구름들이 저리 많은데


사랑하지 않았으면서

알고 지낸 적도 없으면서

여우의 '여'자만 나오면 너 나 할 것 없이 질질

구름들이 왜 이러죠?


여태껏 시집가는 여우들이 많은 줄 알았어요

알고 보니 없더라고요 그냥 여우가 간다더라 하면

내 여우 남의 여우 따지지 않고 울고 보고

아니면 말고


구름들 모였다 하면 찔끔찔끔

사실 저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모여서 흘리는 것 말고는 딱히 할 게 없는지라

우산 없는 하객들 신경이나 겠어요


뜬구름님들 흥이야항이야

아니잖아요 남의 여우였잖아요

이제 내 여우에만, 아낌없이 외사랑 한

그것도 처절하게 외면당한 내 여우에만 우세요


슬픈 구름은 울지 않았답니다 꾸욱 참았답니다

얼어붙어 눈이 되어 숨죽여 흩날렸답니다

구름을 말리고 태우는 백여시 불여시가 많데요

무섭지 않으세요? 만나면 어쩌시려고

이전 24화가벼운 풀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