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

인생의 복기는 무의미하다

by 노란 보석


바둑을 두고 나면 복기를 합니다.


기억을 되살려 승자와 패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수, 한 수를 두면서

결정적인 패착과 승기를 잡은 수를 얘기합니다.

이때 만약이라는 단어가 나옵니다.


그렇게 두지 않고 이렇게 두었으면 어떠했을까?

왜 그렇게 두었는지 되짚어 봅니다.

복기한다고 게임을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승패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게임은 이번이 마지막이 아닙니다.

다음 게임을 위해서,

다음 게임에서는 지지 않기 위해서,

복기를 해서 깨닫고 결의를 다집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에서는 복기가 없었습니다.

아쉽지만 컴퓨터와 두다 보니 발생한 현상입니다.




우리도 살면서 복기를 합니다.


다만 삶이란 것은

누구와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싸움(게임?)입니다.

매번 승패가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

심판이 있어서 룰을 지키는지 감시하고 판정을 내리지도 않습니다.

아니 법이라는 룰이 있어서 범법을 하면 벌을 받기는 합니다만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자아를 실현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 했습니다.


그 선택은 자기 자신도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무의식 상태에서 하는 선택도 있고,

무수한 생각과 고민 끝에 심사숙고해서 내리는 결론도 있을 것입니다.

전자는 습관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고

후자는 사고와 가치판단의 영역에 속하는 것입니다.


모든 행동에는 현상에 대한 정보와 축적된 지식으로 부터의 인식,

그리고 목적 및 목표에 대한 판단이 있는 것입니다.


그러한 판단과 결정의 결과가 행동으로 나타나서

그것들이 모여서

내 인생이 되는 것입니다.



삶에는 만약에 라는 것은 없다고도 합니다.


인생은 시나리오가 없기 때문에 연습이 없다고도 합니다.

살면서 어느 순간을 되돌아보면 내 생의 결정적인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것은 모두 추억입니다.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습니다.

복기해 본들 다시는 그런 상황이 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과거를 되돌아보며 삶을 복기해 보곤 합니다.

그때 내가 그 학교에 가지 않았다면….

그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그때 그 회사에 입사하지 않았다면….

그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러나 후회한들 이미 늦었습니다.

흘러간 강물은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의 선택과

그 선택이 목적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인생에 있어서 복기는 무의미합니다.


현재와 추억만 있을 뿐입니다.

복기할 시간이 있다면 현재에 집중하고 충실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언제까지 아---옛날이여를 부르며 방황할 것인가!

현재의 행복과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매 순간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열정적 삶이 중요합니다.


아니 기회가 왔을 때 결정적인 한 수를 두기 위해

실력을 갈고닦아서 기다려야 하겠지요.




*노란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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