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의 변명

남의 생을 함부로 평하지 말라

by 노란 보석

매미가 시끄럽게 운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 즐겁게 노래하는데 왜 운다고 하느냐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생을 함부로 평하지 말라

칠 년 동안 캄캄한 땅속에서

굼벵이로 살면서 도를 닦았다

보지 못했으면 함부로 말하지 말라

얼마나 치열하게 도를 닦았는지

알지 못하면서


득도하여 세상 밖으로 나와

우화 하던 날의 환희를

나는 잊을 수 없다


새벽부터 힘겹게 땅을 헤집고 올라와
작은 나무줄기에 겨우 매달려
내 몸 감싸던 두꺼운 껍질을 벗어던지던

고통과 공포의 긴 시간을!!

엄청난 고통 감내하며

몸에 꽉 낀 껍질을 벗어 내고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던

눈부시던 때를!!

몸이 아직 마르지 않아 곧바로 날 수 없어

새들이 볼까 매우 공포스러웠지만
뜨거운 아침 햇살을 받아 몸과 날개를 말려서
비로소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를 때의

황홀한 순간을!!

이 날을 위해 나는 칠 년간 땅속에서 도를 닦았다
너희는 이를 우화라 말하지만
나는 새로운 탄생 부활이라 부른다

우화에 성공하여 부활하던 날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치다 득음도 하였다
나는 기뻐서 노래하는 데
너희는 왜 시끄럽게 운다고 하느냐

나는 안다
이런 기쁨의 순간이 결코 길지 않다는 것을
내가 득도하는데 걸린 칠 년이라는 시간에 비하면
한 여름이 얼마나 짧고 아쉬운 시간인지를
이제 내 노래가 조금 시끄러워도 참아 줄 수 있겠니

그래서 나는 짧은 매미로서의 생을
불평하기보다
비록 아름다운 목소리는 아니지만
즐겁게 목청 높여 노래하다 가기로 했다

내 두 번째 생의 목표는
짧고 굵게 그리고 즐겁게 살 자다!!


*여름이 시작되고 있네요. 매미들은 지금 땅속에서 득도를 위해 마지막 치열한 도를 닦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 여름의 매미 소리가 시끄러운가요? 짧은 생이 불쌍한가요? 그럼 인간은?

우리는 요즘 남에 대하여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스캔들인가요? 남에 대하여는 엄격하고 나에 대하여는 너그러운 이중의 잣대로 세상사를 재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동안 복잡한 마음을 정리하고 이 글로 다시 시작합니다.

노란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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