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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Apr 05. 2017

거제 대금산 진달래

이제 진달래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양지바른 야산에는 벌써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그러나 400m급 이상은 아직 일주일 정도는 더 기다려야 제대로 된 진달래꽃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진달래 군락지 중에서 가장 밀집도가 높은 곳이 거제 대금산 진달래입니다. 요즘은 거가대교가 있어서 교통이 한결 편리하기 때문에 부산 쪽에서의 접근도 좋습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사람이 많이 몰려서 훼손이 심하기 때문에 진달래꽃 축제도 작년부터 중지했다고 들었는데 올해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거제에는 이곳 말고도 워낙 유명한 관광지가 많으니 한 코스에 넣어 촬영하시면 좋을 듯싶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진달래꽃은 소월의 진달래꽃이란 시가 있어 우리에게는 더 친근하고 아름답게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연분홍색은 수줍음과 순종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글로 표현했지만 소월의 시 앞에서 더 어깨를 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시 한수 안 지을 수 없습니다. 느낌이 오는데 표현력과 문장력이 부족해도 읊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진달래꽃


사랑한단 말 못 해서 진달래꽃이 되었습니다

수줍어 말 못 해서 가슴은 타고

애모의 정이 깊어 열병이 났는데

무정한 사람은 내 마음 몰라주네요


여리디 여린 마음으로 당신을 사모합니다

말 못 하는 사랑은 상사병이 되고

봄바람은 그만하라 위로 하지만

한번 준 마음인데 변할 수 있나요


사모하는 정이 깊어 마음만 붉게 탑니다

무정한 당신은 내 마음 몰라주고

벌 나비는 찾아와 희롱하지만

일편단심 내님만을 기다릴래요

 

사랑한단 말 못 해서 진달래꽃으로 피었습니다



대금산 진달래 군락지 전체 광경인데 맨 위에 보이는 곳이 대금산(437.5m) 정상입니다. 진달래나무의 높이는 큰 것은 2m 정도 됩니다. 여기 사진은 2011년 4월 13일 오후에 찍은 사진이니까 4월 10일 경이 적기라고 보면 됩니다. 해는 지금 오른쪽 위쪽에 있습니다. 풍경 사진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해가 어디에 있느냐가 매우 중요한데 지금은 해가 위에 있어서 탑 라이트 성격이라고 보면 됩니다. 해를 마주 보고 찍는지 등지고 찍는지에 따라서 사진의 색감이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앞의 사진과 동일한 구도인데 중앙에 진달래 꽃송이를 최대한 다가가서 넣고 찍은 사진입니다. 이 경우 조리개는 f22정도로 조이고 앞의 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 점입니다. 여러분이 자동으로 초점을 놓고 찍으면 가운데 먼 곳에 초점이 맞아 앞의 꽃이 이렇게 선명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하늘을 이 사진처럼 충분히 나오도록 구도를 잡으라는 것입니다. 하늘이 좁게 나오면 답답한 사진이 됩니다.


이 사진은 같은 구도에 왼쪽에 진달래 꽃을 배치해서 촬영한 것입니다.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왼쪽은 태양의 방향과 틀어져 있으므로 꽃의 색감이 진하게 나타납니다. 반면에 오른쪽에 있는 꽃은 사광을 받아 흰색을 띠게 됩니다. 이런 차이를 이해해야 빛을 이용한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입니다.


이런 사진은 통상은 잘 찍지 않는 형태의 사진입니다. 일부러 앞의 꽃에 초점을 맞추지 않고 꽃을 뭉그러지게 해서 분위기를 달리 한 사진입니다. 연두색 잎도 넣어서 봄의 분위기를 살려 보았습니다.


진달래 군락지 사이로 검게 길이 난 것이 보이시나요? 그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흡사 꽃 터널을 걷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이 방향으로 서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역광 사진이 되어 얼굴이 검게 나옵니다. 그럴 때는 플래시를 약하게 터드려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진달래를 보신 적 있나요? 오래 전의 사진이지만 지금도 그때의 감흥이 느껴집니다. 이런 게 행복 아닌가요?


이 사진은 중간쯤 올라가서 촬영한 것입니다. 또 다른 분위기의 사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같은 구도라도 시간에 따라 전경에 어떤 것을 배치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사진이 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천천히 올라가는 광경을 보면 부럽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여기서 잠시 쉬어가는 포인트입니다.


앞의 사진과 같은 구도이나 진달래꽃에 다가가서 촬영한 것입니다. 두 사진의 분위기를 비교해 보세요. 사진은 이렇게 의도를 갖고 촬영하는 것입니다.


진달래 터널에서 역광을 받아 빛나는 꽃을 근접해서 촬영한 것입니다. 하늘의 삼각형 구도와 왼편 밑 부분의 검은 부분이 대비되고 좌우 진달래꽃이 대비되는 구도로 촬영한 것입니다. 분위기가 사나요?

아름답고 환상적인 사진입니다. 빛을 마주 서서 찍을 때 이런 사진이 됩니다.


해가 왼쪽 모서리 위에 있는 사진입니다. 해가 비치는 부분은 흰색으로 그늘이 진 부분은 짙게 나옵니다.

명암 차이가 사진의 깊이를 다르게 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꽃과 연두색 나무, 그리고 산들의 선이 보이시나요? 그런 것을 모두 보고 촬영하는 것입니다.


구도를 바꾸어 전혀 다른 분위기의 사진을 만들었습니다. 약간의 해무가 있는 날이지만 콘트라스트를 높여서 산과 꽃, 바다, 하늘이 대비되게 촬영했습니다. 진달래 사진이라고 꽃만 찍는 것이 아닙니다.


정상 조금 못 미쳐 바위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입체감이 없이 평면적인 사진이 되었습니다만 소나무를 넣어 색감이 대비되게 촬영해 보았습니다.


이 사진에서 보아야 할 부분은 선과 색입니다. 산과 꽃 그리고 섬의 선이 보이시나요? 그리고 색의 대비도...

이 것이 보이면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것입니다.

대금산에서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구도입니다. 바다까지 함께 보니 가슴이 탁 트입니다. 이런 곳이서 근심 걱정 다 잊고 하루를 즐기는 것입니다. 여유 있게...


앞의 사진과 비슷한 구도이나 조금 각도를 달리해서 촬영한 것입니다. 이렇게 변화를 주면서 다양하게 촬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가 되시나요?


해를 등지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꽃이나 하늘의 색이 진하게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산과 꽃의 선을 보시면 구도가 보일 것입니다.


앞의 사진들과 비슷한 구도이나 아래로 좀 더 내려와서 촬영한 것입니다. 진달래를 오른쪽 앞에 크게 배치해서 전경으로 넣어 입체감을 높였습니다. 분위기가 다르지 않습니까?

감히 나는 이런 것을 선경이라 합니다.


이렇게 꽃만 배치하는 것이 아니고 바위와 나무를 넣어 조화를 이루도록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진을 찍을 필요가 있습니다. 평면적인 사진이나 왼쪽에 그림자의 검은 색감으로 오른쪽의 밝은 빛과 대비되도록 해 보았습니다.


진달래 군락지를 바위 위에서 내려다 보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주 평면적으로 양탄자 같은 사진이 되었습니다. 색다른 느낌의 사진인데 대금산에서만 찍을 수 있는 사진입니다.


이 사진은 어떤가요? 하늘과 산과 꽃이 삼분된 구도입니다. 왼쪽에 꽃을 경사지게 배치해서 전체 구도를 완성했습니다. 대각선을 흐르는 그림자 선이 보이시나요? 이런 것을 모두 보면서 촬영한 것입니다.


앞의 사진과 비슷하지만 선이 다릅니다. 소나무 선과 꽃의 분홍색 선이 서로 대비되면서 왼쪽에 약간의 그 늘진 꽃을 배치해서 안정감을 높였습니다.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다리가 거가대교입니다.


이 구도는 어떤가요 좌우에 소나무와 진달래를 배치해서 대비되게 하고 분홍색 꽃과 푸른 산을 대비시키면서 바다와 또 구분을 지어 좋은 구도가 만들어지고 분위기가 살아납니다.


터널에서 아래를 보고 촬영한 사진입니다. 기억하시겠지만 올라오면서 역광으로 촬영한 사진과는 완전히 색감도 분위기도 다른 사진이 되었습니다. 이 모두가 천천히 걸을 때 보이는 것들입니다. 너무 급하게 올랐다가 쫓기듯 가는 사람들을 보면 과연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기는가 의문이 듭니다.


이제 색으로 분리된 선이 보이시나요? 이런 것을 보아야만 좋은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것입니다. 참, 내려다 보이는 섬이 이수도입니다. 낚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섬입니다.


이제 설명이 필요 없지요. 대각선으로 그림자 선이 보이시나요? 좋고 나쁨을 떠나 남들이 안 찍는 사진입니다.

다섯 색의 교차점이 보이시나요? 그 점이 왼쪽에서 1/3 지점 근처에 배치했습니다. 그 냥 막 찍은 것이 아닙니다.


진달래를 적게 넣고 바위와 바다 하늘을 넣어 전체 분위기를 다르게 해 보았습니다.

이것도 대각선을 가로질러 배치했네요. 왼편 아래 산은 세로 전체의 1/3 지점으로 나누었습니다.

황금분할이라고 합니다.


바위를 왼편에 배치해서 전체 사진의 입체감을 높였습니다. 이것을 전경이라 말합니다. 그다음에 꽃과 산이 중경입니다. 섬과 바다가 원경입니다. 풍경 사진은 이렇게 전경, 중경, 원경이 갖추어지면 입체감이 살아서 시각적으로 깊이 있는 사진이 됩니다. 이 사진은 바위를 위에까지 넣어서 압도하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 포인트입니다. 색의 대비와 선의 구분을 눈여겨보시기 바랍니다.


좋은 사진은 이렇게 구도부터 색감, 명암 등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것들을 조화롭게 함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빛의 위치, 그것이 색감에 미치는 영향, 그림자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대금산 진달래꽃을 제대로 감상하셨나요?

풍경 사진은 시기, 날씨가 받쳐주고 사진을 의도를 갖고 촬영할 때 좋은 사진이 나오는 것입니다.

다음 주가 적기입니다. 한번 거제로 떠나보시지요.

덧붙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나무 사이로 비집고 들어가서 사진 찍는 일은 제발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너무 훼손이 심합니다.


*여기 게재된 사진은 작가의 동의 없이 무단 전재나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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