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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Mar 31. 2020

황산도 장노출

갯골 장노출 사진

황산도 장노출



                                               노란 보석



오랜만에 장노출 사진 촬영에 대한 글을 올립니다. 갯벌과 바다를 대상으로 한 장노출 사진을 주로 촬영했는데, 조금 실력은 늘었지만, 그래도 어려운 것이 장노출 사진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아침과 저녁때는 급격하게 밝아지거나 어두워지므로 적정 노출을 맞추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때가 빛이 좋아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나는 펜탁스 카메라 k1mk2, 645z 등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들 카메라에는 디지털 합성 기능이 있어서 그것을 이용해서 장노출 사진을 촬영합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들이 장노출 촬영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좀 더 쉽고 다양하게 촬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장노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은 실수를 많이 하는데 이 방법은 실수가 좀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요 근래에  이틀 동안 촬영한 갯벌 장노출 사진 몇 장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강화도 황산도 갯벌 장노출 사진입니다. 아침나절에 촬영한 사진이라 색감이 좋습니다. 잔디처럼 생긴 식물은 계절에 따라 색이 변하는데, 지금이 제일 아쉬운 때입니다. 그래도 갯골의 아늑함을 충분히 표현한 작품이라 만족합니다. 한 시간이 넘는 장시간을 기다려서 얻은 작품입니다. 갯벌 장노출은 물때가 중요합니다. 언제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지, 수위는 어떻게 되는지 등등.... 이 사진은 8 물 아침 만조 후 한 시간쯤 후에 촬영을 시작해서 한 시간 가량 찍은 겁니다. 자세히 보시면 아시겠지만, 오른쪽 아래에 있는 갯벌에 물이 차 있는 상태에서부터 촬영하기 시작한 사진입니다. 그런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사진은 앞의 사진보다 광각으로 촬영한 사진입니다. 앞에 잔디가 없어서 공허하지만, 하늘과 좌우의 색이나 명암이 대비되어 좋은 사진이 되었습니다. 통상 갯골 사진을 촬영하면 그 부분에 집중해서 촬영하는데 나는 하늘의 색까지 여유 있게 표현해 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구름이 없어 아쉽지만, 날이 맑아서 색감이 아름답게 나와 만족합니다. 아침 노을빛을 살리려고 신경 좀 썼습니다. 갯벌 장노출 사진이란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의 조류 흐름과 빛의 변화를 담은 작품이기에 우리가 현장에서 보는 경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사진입니다. 아무래도 포근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난다고 봐야 하겠지요. 다른 표현으로 몽환적이라 하면 동의하실 건가요?



이 사진은 한 시간 넘게 촬영했는데도 갯골의 물이 덜 빠져서 아쉬운 상태에서 중단했습니다. 한 20분 정도 더 찍었으면 좋았을 겁니다. 이 사진 뒤에 보여드리는 사진을 찍으러 옮겨 가야 해서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사진은 좋습니다. 앞에 있는 검은 돌들과 중간의 바닷물, 그리고 뒤에 보이는 섬이 조화를 이뤄 운치 있는 사진이 만들어졌습니다. 인생처럼 항상 조금씩 아쉬움이 남는 게 사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다음에 또 도전을 하는 거지요. 다음에 갯골이 좀 더 드러난 멋진 사진을 보여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이곳도 장노출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국민 포인트나 다름없지요. 아침 빛을 살려서 꽤나 만족하는 사진이 나왔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갯골 장노출 사진에서 좀 더 중점을 두어 표현하려고 하는 점은 시간을 보다 길게 해서 깊이 있는 사진을 만들려고 하는 겁니다. 이 사진도 한 시간을 넘게 촬영한 사진입니다. 그런데 이런 사진을 촬영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 시간 이상 장노출 촬영으로 색감, 노출, 궤적 등에 있어서 이렇게 만족하는 사진을 만들어 내는 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아침 9시쯤 역광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검은 갯벌이 햇빛을 받아 반사되어서 노출 맞추기가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닙니다. 다행히도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빛을 이해하고 빛의 밝기와 색상을 잘 살리는 것이 제일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의 사진을 흑백으로 전환한 사진입니다. 칼라가 없어 모노톤이라 화려하지는 않지만, 시선을 집중시키는 매력이 있습니다. 조금만 집중해서 바라보십시오. 점점 더 흑백 사진의 묘미에 빠질 것입니다.




망원렌즈로 당겨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갯골이 드라마틱하게 표현되었습니다. 그랜드캐니언 어느 강줄기 같은 느낌이 납니다. 물론 색감이나 형태는 다르지만, 그런 느낌을 살리고 싶었습니다. 광선 상태도 좋아서 만족하는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이렇게 약간 사광으로 낮게 들어오는 빛이 입체감이 있어서 좋습니다. 지구에서 그래도 원시성이 남아 있는 곳이 바다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갯벌은 그 가치를 이제야 제대로 인식하게 되었는데 오염시키지 않도록 다 함께 노력해야 하겠지요.



이날 내가 촬영한 사진 중 최고의 야심작입니다. 초광각 렌즈로 갯골 장노출 사진을 촬영했습니다. 초광각 렌즈는 ND 필터를 구할 수 없어 이런 사진을 촬영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날은 오직 이 한 장의 사진만을 머릿속에 구상하고 출사를 나갔습니다. 장담하건대 어느 누구도 촬영하지 못한 사진입니다. 여러분들도 도전해 보세요.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 사진도 한 시간 넘게 장노출로 촬영한 것입니다. 이 사진 촬영을 시작할 때는 구름이 한 점도 없었습니다. 또 구름이 있다 해도 한 시간을 넘게 장노출을 주게 되면 뭉개져서 구름의 모습은 사라지게 됩니다. 그 부분이 장노출 사진의 가장 아쉬운 부분인데 이 구름은 촬영이 끝날 때의 구름 모습입니다. 마지막으로 카메라를 그대로 두고 별도로 30초 장노출(?) 사진을 찍어서 합성한 것입니다. 덕분에 아주 멋진 갯골 초광각 장노출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멋지지 않습니까?








아래 사진은 두 달 전에 촬영한 장노출 사진입니다. 아침 일출 시간과 물때가 맞아서 원하는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촬영 중간 과정의 사진을 게재합니다. 

아래 11장의 사진은 시간대별로 5~7분 사이의 차이를 두고 장노출 사진을 찍은 과정을 정리한 것입니다. 처음 먼동이 트는 어두운 시간에 시작해서 한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촬영해서 완성한 것이 맨 마지막 사진입니다.


먼동이 트는 어둑어둑한 시간에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간조 시간에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직 갯골이 드러나지 않아서 구도 맞추기가 어렵습니다. 사전에 잘 보아 두고 준비하지 않으면 낭패하기 쉽습니다. 약간 노출 부족이지만, 그렇게 시작해야 뒤에는 밝아지니까요.


7분 정도 지나니까 좀 더 밝아지고 갯벌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이 자체로도 하나의 풍경 작품은 되는 것이지요.


다시 7분 정도  경과한 사진입니다. 제법 밝아지고 이젠 갯골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물이 빠지는 모습은 눈으로 분간하기가 어렵습니다만 이렇게 보니 확연이 드러납니다.


계속 물이 빠지고이제 윤곽이 확연합니다. 날씨가 구름이 많은 관계로 보라색이 많은 아침 사진이 되었습니다.


앞의 사진보다 5분 후의 사진입니다. 갯골에 뿌옇게 물 빠짐의 궤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5분 후의 사진입니다. 이제 제법 보기 좋은 사진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씩 변화가 느껴지나요? 오른편에 해가 떠오른 게 보이시나요? 해는 떴으나 구름이 두꺼워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이제 만족할만한 사진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끝내도 될까요? 조금 더 가보렵니다.


이제 작품이 되었습니다. 모든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아직 갯골에는 물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끝까지 가보렵니다.


갯골에 물이 약간 남아있는 상태까지 왔습니다. 원하던 사진을 얻었으니 그만 끝내자고 마음 한편에서 재촉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갯골 바닥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갯골의 물이 다 빠졌으니 끝내야지요. 이 사진을 포함해서 앞의 석 장의 사진은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옆에 촬영하는 분들은 벌써 끝냈고 중간에 늦게 와서 우왕좌왕하던 분은 망쳤다고 실망이 큽니다. 다들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찍었지만, 결과는 제 각각입니다. 표정을 보니 내가 제일 기분이 좋네요.








아래 두 장의 사진은 동시에 다른 카메라로 약간의 구도만 바꾸어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비교해서 보시지요.

갯골 모양은 이 사진이 좀 더 아기자기해서 좋지 않나요? 뭐 그 게 그 거라고요?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사진작가는 이런 미묘한 차이도 크게 다르다고 본답니다.

이때 구름이 적거나 해서 날씨가 달라진다면 전혀 새로운 맛의 사진이 나오겠지요. 그걸 다시 한번 도전해 보려고 합니다. 기대해 보세요.


같은 사진을 흑백으로 전환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보니 또 다른 느낌이 납니다. 다른 작가들이 촬영한 갯골 장노출 사진을 보면 흑백 사진이 유난히 많습니다. 이유는 각자마다 다르겠지만, 갯벌이 검고 물 흐름 궤적은 희다 보니 색을 단순화해서 깊이 있는 표현을 하기에 적합하기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이유는 이렇게 긴 시간 동안 장노출로 촬영하다 보면 색이 선명하지 않고, 노이즈도 생기고, 노출도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걸 최대한 커버하는 방법이 흑백으로 전환해서 콘트라스트를 높이는 겁니다. 우선은 눈에 확 들어오지만, 은은한 깊이 있는 맛은 떨어진다고 봐야 하겠지요.



*여기 게재한 사진에 대한 작가의 동의 없는 불법 사용은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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