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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란 보석 Jul 10. 2017

책 & 영화, 위로를 건네다

책 사이 작가 책을 읽고

 '책벌레', ' 독서광'으로 불리길 좋아한다는 책사이 작가는 브런치에서 처음 만났다. 여기서 만났다는 것은 글을 통해 사이버 상에서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책사이>라는 예명은 '책 사랑 이야기'의 줄임말이라 한다. 이보다 더 작가를 멋지게 표현해 주는 예명도 없을 것 같다. 

  작가는 도서관에서 독서 왕으로 뽑혔을 만큼 엄청난 독서를 하고 있었고 영화도 대단히 즐겨 본다는 걸 알았다. 영화는 개봉작은 물론 지난 작품도 레이다망에 잡히면 다 보는 것 같았다. 작가가 책 소개 한 글을 보면 종횡무진이란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좋은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는데 솔직히 나는 책사이 작가에 비하면 족탈불급인 것 같다.


  책사이 작가가 그동안 써온 책과 영화 소개 글 중 일부를 묶어서 이 책 <책 &영화, 위로를 건네다>라는 책을 발간했다 한다.


  독후감이나 서평을 써 본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한 권의 책을 몇 페이지의 글로 소개한다는 것은 보통 집중을 요하는 일이 아니다. 단순한 요약이 아닌 그 책의 내용을 이해하고 소화해서 느낀 감정은 물론, 명문장이나 대사까지 발췌해서 글로 정리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런 글을 제대로 쓰려면 책을 몇 번이고 정독한 후에야 가능한 일이다. 작가는 그런 면에서 탁월한 재능을 가졌다고 말하고 싶다. 아니 재능이 아니라 그동안 쌓은 실력이라 하는 것이 더 적확한 표현일 것 같다.

  역시 전직 국어 선생님이라는 기본 바탕에다가, 엄청난 독서와 영화 관람을 통해 쌓은 내공, 그리고 이런 글을 수없이 쓰면서 갈고닦은 실력이 모여서 빛을 발하고 있음이리라. 

  작가의 글 중에는 내가 이미 읽고 보았던 책과 영화에 관한 글도 일부 있었으나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느끼고 깨달음을 얻는 것을 보면 내 독서와 영화 관람 수준은 형편없음을 느낄 수 있었다.


  당신은 독서와 영화 감상을 좋아하는가?

  '그렇다.'라면 이 책을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분명히 당신의 독서와 영화 관람 수준을 한 단계 향상하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아니다.'라면 더더욱 이 책을 꼭 읽어 보기를 권한다. 

  당신을 독서의 즐거움과 영화 감상의 삼매경에 빠지도록 안내할 것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서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로하여 인생을 더욱 멋지고 행복하게 살아갈 의욕을 안겨 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작가는 책과 영화가 함께 발표되었다면 서로 비교하면서 또는 비슷한 작품, 동일 작가의 다른 글을 연계하여 설명해 준다. 자세히, 많이 읽고 보지 않으면 이렇게 쓰기 어려운 일이다.


  책은 '읽는다' 하고 영화는 '본다'라고 한다. 둘 다 눈으로 보는 것인데 왜 이렇게 다르게 말할까? 물론 책을 본다고 표현해서 틀린 것은 아니나 통상 그렇게 말한다.

  영화는 장면을 보면 즉각 느끼는 것이다. 물론 대사를 듣고 한 번 더 생각하거나 보이지 않는 부분을 상상하고 이해하며 보지만 기본은 보면 느끼는 것이다.

  그러나 책은 글자를 문장으로 보고 글의 뜻을 이해하며 그것을 상상해서 머릿속으로 장면을 그려보는 것이다. 읽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서 그 장면은 큰 차이가 생긴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책을 소리 내어 읽는다는 의미도 있다. 예전에 책 읽을 때는 소리 내어 읽는 형태가 많았다. 아마 그래서 책을 읽는다 하는 것 같다.

  신문을 '본다'라고 한다. 신문을 읽는다고 해서 틀린 표현도 아니지만 신문을 본다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아마 사실을 육하원칙에 의해 정확히 기록하므로 상상하여 읽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나는 독서를 할 때 대체로 정독하는 편이다. 밑줄을 치거나 메모를 해가며, 혹은 형광펜으로 표시를 해가며 읽는다. 다 읽고 나면 그렇게 밑줄 치고 메모한 것을 다시 한 번 읽어 본다. 그러면 리마인드 되면서 머릿속에 정리가 된다. 그러다 보니 나는 책 읽는 것이 대체로 느리다. 독후감이나 서평을 쓴다면 통상 이런 방식으로 책을 읽을 것이다.


  작가의 독후감은 내용에 대한 요약이 잘 되어있다. 어떻게 이렇게 요약을 잘할 수 있을까!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그리스 로마의 신화를 읽고 작가가 정리한 것을 읽어보았다. 두 책 모두 두껍고 내용이 많아 복잡하기 때문에 나는 끝까지 이해하며 읽기도 쉽지 않았는데 멋지게 요약하고 감상을 잘 정리하였다. 작가의 독서와 글쓰기의 내공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그리스 로마의 신화에 대해 작가가 쓴 글을 읽으면 다시 책의 내용이 실감 나게 되살아나서 몇 번이고 다시 읽은 적이 있었다.


  작가는 영화 평을 쓰지 않는다. 영화에 대해서 평점을 주거나 비평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줄거리를 요약하고 감상을 이야기하며 명대사나 명장면을 소개한다. 흡사 독후감 쓰듯 한다. 전문가가 쓴 영화 평을 보면 지극히 주관적이거나 비판적이어서 공감가지 않는 부분이 많았는데 작가는 담담하게 느낌과 줄거리를 적어 나간다.

  그 글이 감동을 주고, 영화를 보고 싶게 하고, 쉽게 이해하여 제대로 느끼게 해 주면 되는 것 아닌가?


  <Me before you>를 영화로 본 적이 있다. 그러나 나보고 그 영화 평을 작가처럼 쓰라면 절대 못 쓸 것 같다. 나도 그 영화는 무척이나 감동적으로 보았지만 작가처럼 소개 글을 멋지게 쓸 자신은 없다. 이 책에서 그 영화의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그때의 감동에 빠질 수 있어 좋았다. 이렇게 이 책에는 요약된 스토리와 명문장, 명대사 그리고 작가의 감상까지 들어 있으니 빠져들지 않을 수 없다.


  작가는 '이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며 단 한 권의 책이라도, 단 한 편의 영화라도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면, 단 한 줄이라도 당신에게 가 닿아 밑줄 그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소박한 바람을 이야기한다. 

  작가의 글은 따뜻하고 진솔하다. 젊어서 겪은 힘든 일들 때문에 괴로웠던 시간을 책을 읽으며, 영화를 보며, 이렇게 글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위로를 건네고 견뎌 낼 수 있었다 한다. 그래서일까? 더 그렇게 느껴진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상처를 갖고 살아간다. 상처받은 영혼을 위로받으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감히 이 책이 여러분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주리라 확신한다.


  적어도 이 책에 소개된 책이나 영화는 누구에게나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글로 써서 책으로 엮지는 않을 것이고 나 또한 감동을 받았으니까!


  앨런 배넷의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글을 읽으며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 여왕의 자리마저 던져 버리고 결국에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기로 했다는 이야기에 미소 지어지며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요즘 소설 쓰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중간에 막히면 한 줄도 나가지 못하고 답답하여 가슴을 칠 때가 많다. 특히 묘사력이 부족함을 절감하고 있는데 책사이 작가만큼 독서와 영화 감상을 많이 했다면 이렇게 헤매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나보다 한참 젊은데 이 나이 먹도록 나는 무엇을 했는가 돌아보게 되고 분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작가가 언젠가는 시나 에세이 더 나가서 소설에서도 그동안 쌓은 내공으로 퍼텐셜이 터져서 깜짝 놀랄만한 멋진 작품을 들고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의 여왕처럼...


  마지막으로 요즘 중 고등학생들도 독서가 중요한데 이 책을 읽으면 어떻게 독후감을 써야 하는지, 아름답게 생각을 정리하는지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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