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블

포항 과메기

by 노란 보석

앙상블


노란보석


꼭 청어 라야 만 하나

꽁치라고 깔보지 마라

네가 정녕 내 맛을 아느냐


콜라보의 위력을 아는가?

내가 비리다고?

그래 난 비린 놈이다

그래서 물미역은 맛있더냐?

설마 쪽파가 맛있다는 건 아니겠지?

아리고 매운 마늘을 좋아한다고?

생마늘만 먹어봤냐고?

파란 매운 고추는?

혀 끝 얼얼한 게 좋냐고?

그래 노란 배추 고갱이는 좀 낫겠지

김 맛이야 원래 그런 거고

향기 나는 생 미나리는 내가 인정할게


이들을 배추 고갱이에 적당히

그래 아주 적당히 모두 얹어

초장을 알맞게 바른 후

삐지지 않도록 쌈을 잘 싸서

입을 크게 벌리고

한 입에 넣어

맛 하나하나를 음미해가며 씹어봐

과메기 비린 맛은 사라지고

바다향이 밀려오는가 싶더니

알싸한 맛과 매콤한 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하면서

고소한 맛이 서서히 올라오는데

생 미나리 향이 입안을 감싸고돌며

감칠맛 나는 오묘한 맛이 나오지

맛을 조화롭게 지휘하는 게 초장이야

오케스트라 알지?

아니 큰 오케스트라 말고

예닐곱 명이서 협연하는 앙상블

그래 앙상블이야


맛의 앙상블

영양의 앙상블

계절의 앙상블

게다가 소주 한 잔을 곁들여야

과메기 앙상블의 완성이지

꼭 레스토랑이라야 하냐

허름한 식당 한편이라도

맛만 좋으면 되지

중요한 건 누구와 먹는 거겠지

마음에 맞는 친구라면 좋고

화끈한 여자 친구라면 더 좋겠지

멋진 술친구가 있어야 앙상블의 완성이지

안 먹어 봤으면 말을 말아

이제 엄지 척 좀 해주지

겨울철 술안주로는 내가 최고 아닌가

구룡포 포항 과메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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