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
노란 보석
인간의 조상은 새가 아니었을까
분명 날개가 허약해서 팔로 바꾼
사무실에서 무거운 걸 들 일도 없었고
어깨에 힘주고 살 위치에 있지도 못해서
공경하며 살자니 목에 힘 준 일 없고
감사하며 살아서 뻣뻣하게 산 일 없고
항상 을의 자세로 공손히 살아왔는데
찻잔 하나 들기도 버거운 날갯죽지가 되었다
이제 겨우 오십 고개 넘어왔을 뿐인데
반 밖에 못 왔는데 남은 길 어찌 날까
너무 많이 날아서 그렇다 하네
마음껏 훨훨 날아 보지도 못했는데
하긴 제대로 쉰 적도 없었지
머리 쓴 것보다
다리 쓴 것보다
팔과 손을 몇 배는 많이 썼을 거야
그게 날고자 했던 나의 몸부림이었으니
적어도 그러는 동안은 좀 더 안전했니까
그래서 오십 고개를 무사히 넘어왔는지도
어느덧 육십령이 저 앞에 있는데
저 고개 넘을 때 무난히 날 수 있을까
농기구는 대장장이 벼리면 다시 쓰고
자동차 엔진마저 보링해서 타는데
인간의 어깨인들 대책이 없을쏘냐
이제서 무슨 환골탈태냐 근육 강화면 됐지
저 고개 넘으면 어쩜 새 세상 있을지 몰라
뜨거운 불에 달궈 벼리는 마음이면
까짓것 어깻죽지쯤 벼리지 못할까
그보다 내 남은 생 벼려서 살 수는 없을까
* 여러분의 부모님 오십견은 안녕하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