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날 듯 끝나지 않은 코로나19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델타 바이러스 등 변이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하루 확진자 수가 천 명이 넘어 요즘은 1800명대에 이르고, 수도권의 거리두기는 4단계가 지속되고 있다. 올해 2학기는 교육부에서 전면 등교를 발표했지만, 악화되는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원격수업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 학교는 37학급에, 학급당 학생수가 36명이나 되는 과대학교, 과밀학급인데 현재 2/3등교를 하고 있다.
작년에 정신없이 얼떨결에 시작한 원격수업은 1년의 시간동안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지기도 했다.(물론 등교 수업에 비해 불편하고 번거로운 점은 여전히 많다.) 우리 학교는 작년 1학기에는 콘텐츠 활용 중심의 원격수업이 주로 이루어졌고, 2학기부터는 줌을 활용한 쌍방향 수업을 일부 교사들이 시작하였다. 올해는 우리 학교를 비롯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쌍방향 수업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듣도 보도 못했던 '줌'이라는 플랫폼이 이제는 학교와 회사, 각종 모임과 연수에서 일반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활용되고 있다.
많은 학부모들이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들의 생활태도가 흐트러지고 학습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격 수업에서 쌍방향 수업에 대한 요구가 절대적이었다. 콘텐츠 활용 수업은 학생들이 제 시간에 듣지 않기도 하고, 수강 완료만 할 뿐 제대로 공부를 안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 때문이다. 쌍방향 수업을 하면 그 시간에 학생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꼼짝없이 수업에 참여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하게 된다고 굳건히 믿는 듯 했다.
하지만, 이는 학부모들의 착각이자 막연한 바람이라고 생각한다. 쌍방향 수업을 하더라도 화면 아래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며 게임을 하거나 카톡을 보내는 아이들은 많다. 원격 수업을 하든지 등교 수업을 하든지, 콘텐츠 활용 수업을 하든지 쌍방향 수업을 하든지 공부할 아이는 공부하고, 노는 아이는 놀기 마련이다. 수업 시간 내내 화면을 꺼두거나 카메라를 얼굴이 아닌 천장이나 벽으로 향하게 해서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야, 얼굴이 안 보이네. 카메라 화면 좀 얼굴 쪽으로 비춰 봐. 얼굴 전체가 안 보여도 되니까 몸쪽으로라도 보여줄래?"
"◇◇야, 왜 맨날 화면을 꺼 두고 있어. 화면을 켜야지 선생님이 확인을 할 수 있지. 얼른 화면 켜 봐."
몇 번 말해도 따르지 않는 아이들에게 온라인 상에서 교사가 일일이 지도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딴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짐작하면서도 수업을 진행해야 하기에 계속 잔소리하고 지도할 시간도 여력도 없다. 쌍방향 수업도 이렇게 한계가 많은데, 학부모님들은 왜 그걸 모를까.
코로나19로 인해 작년부터 교사들의 연수도 줌으로 진행될 때가 많다. 나는 오래전부터 좋은 연수가 있으면 서울이나 지방까지 찾아가기도 하고, 사비를 들여서라도 참여하는 편이다. 평일 퇴근 이후나 방학 때도 늘 연수를 받아 1년에 200시간 정도 연수를 들어 근무하는 학교에서 가장 연수시간이 많은 교사에 해당하는 편이다.(연수 많이 듣는게 그리 큰 자랑은 아니지만...)
연수가 대부분 줌으로 진행되다보니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아 접근성 면에서는 수월하게 연수에 참여할 수 있었다. 연수를 통해 새롭고 의미있는 많은 것들을 배우기도 하지만, 배우는 입장이 되다보니 학생들의 상황이나 입장을 이해하게 될 때가 많다. 때로는 강사의 강의 방식을 통해 나는 어떻게 가르쳤었는지 돌아보기도 한다.
주말에 줌으로 6시간 넘게 연수에 참여하다보니, 자리에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피곤하고 아무리 쌍방향이라지만 집중하기가 꽤 힘들다는 것을 몸소 체험하게 되었다. 왜 비디오 화면을 끄고 싶어하는지, 비디오를 끄고서 얼마나 할 것이 많은지, 화면을 끄지 않더라도 충분히 딴 짓을 할 수 있다는 것도...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나 역시 줌 연수 중에 배고파서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화면을 끈 채 다른 급한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 화면을 켜두었을 때도 음소거를 해 놓고 카메라 아래로 딴짓을 하거나 카톡에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공부는 그 방식이 무엇이든지간에 본인이 하고자하는 의지에 달려있다.
앞서 말했듯이 쌍방향 수업이라고 해서 꼭 수업의 효과가 높거나 학생들이 공부를 더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일부 관리자들은 자신의 학교가 쌍방향 수업을 먼저 시도하는 선두적인 학교라고 밖에 알려지기를 바라는 분들이 있었다. 작년 1학기에 원격수업이 갓 시작되어 원격수업 준비에 정신없는 상황에서 쌍방향 수업을 강조하며 교사들에게 압박을 하는 관리자들로 인해 교사들은 괴롭다고 토로하곤 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은 수업을 잘하고 싶은 열망이 강하다.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수업에 필요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면, 본인들이 알아서 준비하고 해 나갈 사람들이다. 교과마다, 가르칠 단원의 내용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하여 제공하는 수업이 효과적일 때가 있고, 실시간 쌍방향 수업이 효과적일 때가 있거늘... 무조건 쌍방향 수업을 해야 원격수업의 선두주자라고 생각하는 근거가 뭐란 말인가.
쌍방향 수업을 하는 것이 원격수업을 잘하는 것으로 여기고 선두주자라는 타이틀을 중시하여 교사들을 압박하는 관리자. 원격수업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묻고, 바로 기자재와 필요한 연수를 마련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관리자. 교사들과의 모임에서 각 학교의 상황과 관리자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조직에서 리더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물론 쌍방향 수업의 장점이 분명히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줌 프로그램에 유용한 기능도 점점 많아져서 온라인 상이라는 한계를 뛰어넘는 부분도 많다.(처음에 스튜디오 효과로 얼굴 뽀샵과 눈썹과 입술 화장까지 해 주는 기능을 알게 되었을 때는 너무 재미있고 신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어느 방법이든 완벽한 것은 없고, 필요에 따라 가르칠 내용에 따라 적절한 교육 방법이 있다. 무엇보다 수업을 통해 아이들을 매시간 만나는 교사 스스로가 그 누구보다 수업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신뢰해 주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