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학교생활

코로나19와 학교, 네 번째 이야기

by 은향

코로나19로 인해 방역과 거리두기는 우리 생활에서 아주 중요해졌다. 학교에서도 이로 인해 감수해 내야 할 것이 많았다. 우선 지금은 방역 인력을 따로 고용해서 복도와 건물 내부를 소독하지만, 작년 1학기에는 남자 선생님들이 직접 커다란 방역통을 메고 학교 곳곳에 살균 소독을 해야만 했었다.


또한 전교사가 등교 학생들의 발열체크를 위해 순번을 정해 아침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 출입구에서 체온을 확인했다. 장거리 출퇴근자가 많은 편이라 대부분의 교사들은 발열지도에 배정된 날은 집에서 늦어도 7시 전에는 출발해야 했다.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부리나케 현관으로 가서 학생들이 오기까지 준비하고 대기한다. 아침 조례 시간인 8시 50분까지 등교하면 되기에 학생들에게 8시 20분 이후에 등교하라고 전달을 해도, 꼭 일찍 오는 학생들이 몇몇 있기 마련이다. 이른 등교 학생 몇몇으로 인해 새벽부터 일어나 출근하는 게 어찌나 피곤했는지 모른다.


학생들이 주로 몰리는 시간은 8시 40분부터 50분 사이이다. 발열 체크는 2인 1조로 하는데, 한 명은 현관에서 학생들 거리두기를 지도하고 천천히 지나가도록 안내를 한다. 한 명은 모니터의 체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성급하고 장난끼 많은 아이들이 한꺼번에 몰려올 때면 이를 차분하게 제지하느라 아침부터 목이 아프다.

"한 명씩 천천히 들어오세요. 거리 두기 실천합시다!"



발열 체크를 위해 보건 선생님은 열화상 카메라를 알아보고 구입하고, 관리하는 업무가 추가적으로 생겼다. 시설 관리하는 주무관님들은 혹시 있을지도 모를 격리대상 학생들이 사용할 일시적 관찰실을 만들기 위해 천막을 설치하느라 고생해야 했다.(이 천막은 아직까지 단 한명의 학생도 사용한 적 없이 현관 앞 구령대 쪽에 먼지가 쌓인 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급식 시간 직전인 4교시 담당 교사는 수업을 마치기 전에 교실에서 학생들의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한 번 더 지도한다. 점심 시간에는 급식 지도 교사가 거리두기를 지도하면서 다시 한 번 손소독을 하도록 안내한다. 이 외에도 여러가지로 학교에서 방역생활을 위해 해야 할 업무는 티 안나게 많아졌다.



학생들도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수해야 할 것이 많았다. 교실에서 짝꿍도 없이 가림막을 설치한 책상에 혼자씩 앉아 있어야 했다. 마스크를 쓴 채 새학기를 시작하여 친구들끼리 서로의 맨얼굴을 1년 동안 못본 채 학년이 바뀌기도 했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학교생활에서 가장 고대하는 체육대회, 체험학습, 축제 등 수많은 행사가 취소되어 아쉬워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선생님, 우리는 체험학습도 못 가고, 축제도 못 하고 학교생활의 낙이 없어요."

"그러게. 코로나가 빨리 끝나야 할 텐데, 그치?"

"마스크 쓰고 수업 받는 것도 힘들어요. 특히 체육수업은 더더욱이요."


거리두기로 인해 수업 운영에도 제한이 많다.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 중심의 수업이 모둠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는데, 모둠 수업은 아예 진행할 수가 없다. 음악 수업의 경우 리코더 수업은 다른 내용으로 바꾸고, 체육 수업도 개인별 운동이 가능한 줄넘기 같은 활동으로 변경해야 했다.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이 병행되다 보니 학생들이 생활의 리듬이 깨지는 경우도 많았다. 아무래도 원격수업 기간에 집에서 돌봐줄 분이 없는 경우에는 웬만한 의지가 있지 않는 한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집중하기가 힘들다. 2주 동안 원격수업에서 다소 풀어진 채 생활하다 다시 1주 등교수업을 하면서 차츰 규칙적으로 다잡으려 하면 또다시 원격수업을 하게 되어 생활리듬이 풀어지고 다잡기를 반복하게 된다.


특히 원격수업으로 학력 격차가 심해져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문제점은 자명하게 드러났으나 이를 해결한 뾰족한 방안을 정부도, 교육부도 교육청도, 교육학자도, 교사도 제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정의 소득 수준이나 환경에 따른 학생들의 격차는 이미 크게 벌어져 있었다. 그나마 학교에 계속 나올 때는 같은 시공간에서 교사의 지도와 보호 안에 머물지만, 원격 수업이 길어질수록 그마저 힘들어지다보니 그 격차가 더 두드러졌다.


교육청에서는 엄청난 공문이 쏟아 내려오며 통합 메신저로 수월하게 여러가지 지시와 안내 사항을 수시로 보내왔다. 얼마전 교육청에서는 이런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해 왔다.

- 학교가 경각심을 갖고 자가진단부터 등교시 발열 체크, 수시 모니터링, 교실/급식실 등 방역 활동 등에 소홀함이 없도록 수시 체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 시기에 작년부터 누적된 기초학력 부진아, 보살핌이 필요한 학생들을 놓치지 않고 잘 살펴 지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초학력 부진, 학력 저하에 대한 최근의 언론 보도를 참고하셔서, 소관 학교 학생들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교직원들과 함께 보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교육의 문제는 교육으로만 풀 수 없다. 입시체제와 사회 구조적인 문제가 함께 바뀌어야만 하고, 무엇보다 학력이나 학벌에 대한 개개인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 일류 대학 진학, 대기업 취업, 높은 연봉이 행복의 루트라는 성공에 대한 틀에 박힌 인식이 변하지 않는 한 어떤 교육방법이 이루어지든지, 입시가 어떻게 바뀌든지 학력 격차와 소득 격차는 심해질 것이다. 경제력이 되는 가정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교육과 선행학습, 뛰어난 정보력으로 자녀들의 교육에 힘을 계속 쏟게 되고, 뒷받침하기 어려운 여건의 가정에서는 이를 따라가는 것 자체가 어렵다.


'학교에서 교사들은 대체 뭐하는 거냐?' 탓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이미 엄청난 격차를 가지고 있는 학생들을 수업시간의 제한된 교육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변명으로 들을 수 있겠지만, 아직도 학급당 36명의 많은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개인별 맞춤형 학습은 머나먼 이상에 불과하다. 그리고 제발 교사가 수업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만 주어졌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하루 4시간의 수업 시간 외에 교사가 처리해야 할 온갖 업무와 갑작스럽게 터지는 사건들과 그 밖의 세세한 일들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학교에서 일주일, 아니 단 하루라도 교사의 생활을 체험을 하신 분이라면 반박하지 못할 것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경우에 학교는 또 정신이 없다. 확진자가 학생의 부모나 형제와 같은 가족이어도 밀접접촉자인 해당 학생과 접촉한 학생과 교직원을 파악해서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고, 자가 격리를 한다. 혹시나 자신의 자녀가 접촉하지 않았을까 걱정하는 마음에 해당 학생이 누구냐며 전화를 해서 닦달하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학생이 코로나19에 확진되기도 했다. 다행히 원격 수업 상황이긴 했으나 해당 학생이 격리되어 완치 판정을 받기까지 보건 교사와 해당학생의 담임 교사는 밤늦은 시간과 주말까지 매일매일 전화로 학생의 상황을 파악하고 보고해야만 했다. 그 학생과 밀접 접촉하여 자가 격리된 여러 명의 학생과 학부모들과도 매일 몇 차례씩 연락하여 이를 정리하고 보고하는 과정은 진을 다 빼놓는다.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들이 힘든 시간을 보낸지 2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상황 속에서 다들 지쳐가고 있다. 백신 접종이 늘고 있음에도 최근에는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계속 2천명이 넘어서고 있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학교도 회사도 개인사업장에서도 피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서로 배려하며 지혜롭게 코로나19를 극복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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