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 년간 내게 인생은 끝나는 것이었다.
새로이 시작하는 것 없이, 인생은 그저 흐르기만 하고 견디는 것이라 생각했다.
아빠와 엄마가 몇 년 새 돌아가시며 인생은 그저 이미 있는 것들을 잃고 담담히 버티며 흘려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내 삶에 어느 날 그 사람이 나타났다. 새로운 시작과 흥미와 희망 같은 모든 밝은 것들을 한 아름 안고서. 낡고 어두운 내 마음에 불을 밝히고 새로 세간살이를 들이고 이곳저곳을 고치기 시작했다.
지금 남자친구가 소중한 만큼, 누군가와 다시 가족이 되려 하는 만큼 또 동시에 헤어짐을 생각한다.
매일 저녁에 만나는데도, 그가 새벽에 일하러 나가는 뒷모습이나 문을 닫고 나가는 소리가 쓸쓸하다. 그래서 보거나 듣지 않으려 한다.
그가 쉽게 푸는 매듭을 묶는 방식을 굳이 물어 배우고 싶지 않다. 우리 사이에 그리고 우리의 미래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불가피하게 헤어지고 나서 내게 남아있을 습관을 행할 때마다 그를 떠올리기가 너무 고통스러울까 봐 이다.
며칠 전에는 그에게 건강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를 보내도, 그가 없어도 어떻게든 살 수는 있겠지만 엄청나게 힘들 거니까 항상 건강 조심하라고.
엄마를 보내고도 살았는데 그를 보낸다고 내가 못 살리는 없다. 하지만 너무나도 분명하게 힘들 것이다. 그 슬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
서로에게 깊이 스며드는 것은 어찌할 수 없다.
그리고 내가 매일 헤어짐을 생각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