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몇 잔의 커피가 남아있을까

by 코지

커피는 내게 가장 단순한 행복이다.

누군가는 고작 음료 한 잔이 뭐 그리 비싸냐고 하기도 하지만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확실하게 행복해지는 오랜 취미이자 방법이다.



엄마는 시럽을 두 번 펌핑한 카푸치노를 가장 좋아했다. 벚꽃 피는 봄에도, 더운 여름에도, 낙엽 지는 가을에도, 추운 겨울에도. 일을 할 때도 하지 않을 때도. 혼자 마실 때도 아니면 나나 친구들과 마실 때도. 그녀의 앞에는 항상 책이나 잡지 한 권과 따뜻한 카푸치노 한 잔이 있었다.


엄마는 삶이 좋고 무탈할 때에도 커피를 마시며 행복을 더했고, 무너질 듯 힘들 때에도 커피를 마시며 고통을 씻겨내렸다.


나는 많은 면에서 엄마를 닮았으니 커피잔을 앞에 두고 느끼는 이 행복감도 엄마의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엄마 블로그에는 그녀가 보낸 일상과 함께 커피잔과 책이 담긴 사진들이 셀 수 없이 많다. 비록 암이 걸린 후에는 가장 좋아하던 뜨거운 카푸치노마저도 쓰다고 하긴 했지만...




나 역시도 내 앞에 무수히 많은 커피잔을 가져왔다. 그리고 비워왔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내게 남은 커피는 몇 잔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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