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 사러 서울 마실
지금 가장 핫한 디저트를 뽑으라면 단연 '두쫀쿠'일 것이다. 두바이 초콜릿은 먹어봤지만, 두쫀쿠는 아직 먹어보지 못했기에 그 맛이 궁금했다. 주변에서 두쫀쿠를 사러 갔다 실패한 이야기들을 늘어놓길래, 호기심이 자극됐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개당 평균 6천 원부터 비싸게는 8,500원 하는 곳도 있다 했다. 친한 동생은 자기 집 앞 작은 카페에서 두쫀쿠를 팔길래 사려하니 커피 주문도 필수라 했단다. 이미 커피를 2잔이나 마신 상황이었지만, 결국 커피와 함께 두쫀쿠를 샀단다.
쉬는 날 두쫀쿠를 사러 가기로 결심했다. 늦잠도 더 자고 싶고 평소에 빵에 둘러싸여 일을 하고 있지만, 이번 휴일에는 꼭 두쫀쿠를 먹어보리라 결심했다. 때마침 한남동에 일이 있어 볼일을 보고 롯데백화점 본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두쫀쿠 팝업이 진행된다는 소식을 접했기 때문. 가격도 비교적 착하게 개당 6천 원에 1인당 2개까지만 구매가 가능하다고 했다.
롯데 본점 지하 1층 식품 쪽에 들어서자 줄이 길게 늘어선 곳이 있었는데, 역시나 두쫀쿠 줄이었다. 이름은 'JJ Dessert' 였다. 혹시나 못 살까 봐 바로 줄을 섰다. 내 뒤에는 아주머니 두 분이 자식들에게 맛 보여주기 위해 줄을 선 모양이었다. 들으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들리기에 들었는데, 두 분도 꽤나 빵을 좋아하시는 모양이다. 줄 서있는 팝업 바로 뒤쪽에 '픽 베이크'라는 에그타르트집이 있었다. 나도 백화점 팝업에서 맛보고 포르투갈에서 먹은 타르트보다 맛있다고 생각한 곳이었는데, 롯데 본점에는 정식으로 입점이 되어있었다.
아주머니 두분은 픽베이크에 대해 얘기하셨는데, '저거 이제 고정이야? 잘돼서 고정 됐나 보네. 이제 뜨내기 아니네' 라며. '뜨내기'라는 표현이 왜 이리 웃기는지 순간 피식하고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아주머니들께 '팝업 = 뜨내기'를 의미하나 보다. 그렇게 두 분의 대화를 듣고 있다 보니 금방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계산을 하며 하루에 몇 개 만드시냐 물어봤는데, 오늘은 2,000개를 만든다고 했다. 월요일 평일에 2,000개라니. 정말 어마어마한 양이다. 두쫀쿠에 들어가는 카다이프 가격이 인상돼도 충분이 이상하지 않을 양이다.
두쫀쿠 2개가 든 봉지를 들고 룰루랄라 점심을 먹으러 갔다. 디저트를 사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빵순이인데, 어렵게 롯데 본점까지 가서 사서 기분이 더 좋았다. 그만큼 어렵게 구한 거라는 느낌 때문일까. 기분이 한껏 좋아진 내가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눈마저 예쁘게 내리기 시작했다. 마치 스노 볼에 있는 눈들처럼 작고 예쁜 동그란 눈들이 적당한 속도로 나지막이 떨어졌다. 어쩜 날씨까지 나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지!
그리고는 이것을 남자친구와 맛보았다. 사실 맛은 기대보다 실망스러웠다. 맛은 있었지만 너무 달기만 하고 내가 좋아하는 식감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게 떡이지 어떻게 쿠키일까. 왜 쿠키라고 이름을 지었을까? 오히려 찹쌀떡 식감에 가까웠다. 마시멜로우가 들어가 있어서인지 초코파이 같기도 하고. 함께 맛본 남자친구는 우유에 콘프레이크 말아먹는 느낌이라고 했다. 누군가 두쫀쿠 한 개의 칼로리가 빅맥 하나와 같다고 하던데, 아마도 다시 두쫀쿠를 내 돈 주고 사 먹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맛은 내 기대와 어긋났지만, 이 두쫀쿠를 사러 가는 과정이, 순간이 행복했다. 마치 여행을 떠나기 전이 더 설레는 것처럼 어린아이처럼 기대도 해보고, 작은 디저트 하나에 기뻐하기도 하고, 함께 맛을 볼 생각에 기분이 더 좋아지기도 하고. 쉬는 날을 의미있게 보낸 느낌이었다. 어찌 됐건 나도 이제 먹어봤다 두쫀쿠! 다시는 먹지 않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