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곡(驛谷)이란 동네에 온 지 두 달이 넘었다. 인간뿐 아닌 고양이도 적응하는 동물인지…. 처음 이곳으로 이사 왔을 때 에어컨을 설치 못해서 고양이가 더위에 허덕이던 것이 기억난다. 지금은 뒤 의자에 앉아서 나를 노려보고(..?) 있다…
당시 참 정신없었는데 많은 도움 덕분에 적응도 하고 어찌어찌 지내고 있다. 참 다행이다. 숨을 헐떡이던 모습을 자주 보진 못했어서 놀라서 검색해 보고, 수건에 찬 물이라도 묻혀준 기억이 난다.. 출근할 때 고양이 혼자(?) 있던 것도 돌이켜 보면 정말 아찔하다는 생각도 든다. 참…
지금은 술래잡기하듯 따라오다 도망가다 다가오다 하는데, 웃기다… 웃기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그러면서도 필요할 땐, 아직도 아기고양이라고 생각하는지(?) 울면서 찾아오는 것도 참 웃길 때가 있다. 어찌 보면 사랑이 정말 술래잡기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는 것 같다.
길을 걷다 누군가에게 듣는다. 너무 먼 미래까지 생각하지 말고, 일단 눈앞의 문제(?)를 해결해라며…. 그리고 나서 또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라며…. 정확힌 기억나진 않지만, 사랑 이야기 같았다. 여자가 남자에게 주는 조언…
한때는 어쩌면 지금도, 내가 할 일을 모두 다 끝내 두고 나서야 사랑을 하는 게 맞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래서 무엇이든 최대한 정리를 해두려고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사랑은 그런 것 만은 아니라는 것을 배운다…. 뭔가 완벽하게 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할 수 있는
걸 최선 다해 해두는 것? 그냥.. 그렇게 해나가는 과정에 사랑이 직접 살짝씩 도와주어서 어찌어찌해 나갈 수 있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싶다… 나도 사랑이 아니라서 잘은…
사람의 감정은 매 순간 변하지만, 사랑을 둘러싼 상황들도 늘 변하지만, 어쩌면… 세상이 매 순간 변하지만,
그 사이에서 매일의 내 역할을 해나간다면,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기보단, 눈앞의 과제들을 해결해 간다면, 나 또한 오랜 시간 사람들을 도와온 역곡역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진 않을까… 사람들의 마음 속 친절한 존재로 남아 있는 언제든지 찾아올 수 있는 역과 같은 사람이… 어쨌거나 사랑은 계속해야 하는 가 보다. 끊임없이. 순간마다…
역곡이란 동네를 검색했을 때 나오는 옛이야기가 많이는 없지만, 역곡역을 치면 또 몇 가지가 나온다. 우선 역곡의 의미는 역사의 골짜기란 뜻인데, 위키 등 이곳저곳 찾아보니 옛날이나 지금이나 교통의 요지(?)와 같은 역할을 묵묵히 해내온 것 같다.
어쩌면 역곡과 역곡역에 상징적인 이야기가 많이 있지는 않다는 건, 그만큼 이 곳이 지역에서의 역할을 해내왔다는 의미일 수 있고, 앞으로 스토리가 만들어질 기회 또한 많이 남아 있다는 건 아닐까…
위키에 따르면 역곡역은 역삼역, 역촌역과 함께 그냥 말해도 되고 거꾸로 해도 되는 곳이라고 한다.
시작과 끝이 같은 것… 바람직한 사랑의 모습이 아닐까… 반성하고 또 반성하고 또 반성해도 모자란 것 같다… 어쩌면 역곡역곡역곡역은 끝이 없다.
아직 몸도 원하는 만큼 크진 못했고, 원하는 바를 이룬 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쯤 다시 한번 나의 모든 계획들을 내려놓아 본다. 그리고 눈앞에 주어진 할 일을 해나가려 한다. 나머지는 어딘가(?)에서 많이 들어온 대로, 사랑에 맡긴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랑이지만, 언제나 봐왔던 것처럼 생생한 이 사랑은, 사랑 없인 아무것도 아닌 내가, 오늘을 살아갈 수 있는, 이곳에 와서 외롭지 않았던 가장 큰 까닭이었다.
그래서 한다… 힘들 때도 한다… 미안해도 한다. 슬플 때도 어쩔 수가 없다, 한다. 행복해도 한다. 잠들면 아침에 일어나서 슬슬 정신 차리고(?) 한다. 왜냐하면… 아무래도, 사랑인 것 같아서다. 사랑이기 때문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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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챙기며 쓰는 짧은 글들
사랑유년생
참고 : https://youtu.be/zCZC-Jz9Its?si=mxbz1Xs9E2-BSXO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