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공부가 너무 하기 싫었다. 매번 예상했던 것보다 더딘 진도, 예전(?)같지 않은 체력과 집중력, 이렇게까지 공부를 해도 떨어져서 다시 도루묵이 되면 어떡하나, 하는 체념하는 마음들에 뒤채이다 쉽게 공부하는 흐름에 들어서지 못했다.
자기를 자꾸 쥐어박아봤자, 체념해봤자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가뜩이나 노동하느라, 육아하느라 바쁜 일상을 쪼개어 마련한 금쪽같은 시간마저 흩어져갈 뿐이다. 풀 죽어있을 시간에 차라리 공부에 쉽게 돌입할 수 있는 환경으로 힘닿는대로 바꾸는 게 조금이나마 뜻하는 바에 가까이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된다. 앉아있는 시간에는 최대한 계산문제에 돌입하고, 단답은 녹음하여 오가는 길에서 틈틈히 반복해서 들었다. 크게 어려워하지 않는 선에서 공부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마음을 편하게 먹어야 한다. 채찍질을 하며 공부를 하면 쉽게 지치고, 공부를 끝내놓고 일탈하고 싶은 욕구도 커져서 결국 길게 갈 수 없다.
결국 마음의 문제이다. 자꾸 다그치는 길로 가지 말고 평상심을 지키면서 공부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야 공부를 하지 않는 때에, 조급함에 나를 밀어넣지 않고 눈앞에 있는 사람들(특히 아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고, 공부를 할 때에도 쉽게 몰입할 수 있다.
필기 때에 이어 또 한 번의 실패를 맛보았다. 처음에는 속상했는데, 그래도 돌아보니 실패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지금 내가 만들어가고 있는 길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 한 번에 너무 힘껏 내딛으면 주위에 있는 이들이 쉽게 지친다. 차근차근, 평상심을 지키며 무심히, 그리고 꾸준히 걸어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