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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Jul 20. 2024

하면 할수록 어려운 민화

but 점점 매력적이다.

봄을 만끽하며 4월에 시작한 민화 수업. 어느새 여름을 지나가고 있다. 중간에 한 달 정도 쉬고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 공방에 다녔는데 하면 할수록 어렵다. 공방에 다녀오면 집에서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수업이 끝나면 재료를 챙겨 오기 귀찮아서 결국 빈손으로 나온다.


아직은 그림에 따라 색을 선생님이 다 정해주시고 나는 알려주신 데로 섞어서 칠하고 있어서 그런지 혼자 정해서 이색저색 칠해 볼 기회가 없다. 그리고 공방에서는 동양화 물감 외에 분채(가루형태)나 봉채(고체형태) 쓰고 있어서 복잡하기도 하다. 이래서 민화는 평소에 접근하기가 어려운 미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동양화 물감만 써도 되지만 굳이 봉채와 분채를 아교와 섞어 쓰는 이유는 스며들지 않는 쨍한(vivid) 색을 표현하기 위해서다. 물감은 아무래도 한지에 스며들어 색이 약간 탁해지는 경향이 있다. 좀 귀찮지만 분채에 아교액을 섞어 칠하면 확실히 선명한 색을 칠할 수 있다.

이번 주에 캐나다 시댁에 선물로 가져갈 부채를 완성했다. 부채의 꽃 부분은 분채로 칠한 거다. 선명한 색깔에 꽃이 돋보인다. 그림을 완성할 때마다 어느 재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색감과 완성도에 놀란다. 수채화 느낌도 아니고 아크릴이나 오일페인팅의 느낌도 아닌 특이한 매력을 뽐낸다. 어렵고 까다롭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민화. 뭐든 너무 쉬우면 재미없듯이 아직 배울 게 태산이지만 민화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이 색감의 매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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