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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Nov 03. 2024

청개구리 심보

매일 써야 한다는 것도 깜빡깜빡하게 되는 나이.

뭔가에 생각이 꽂히면 다른 건 넘겨버리게 된다.

저번 주에 3개월 아니지 4개월 만에 다시 민화를 시작해 보겠다고 선생님께 연락을 했다.

11월 1일부터 정신 차리고 가겠다고.

11월 1일 금요일 아침이 되니 날씨는 우중충 몸도 으스스한 것이 너무 가기 싫었다.

하지만 한번 마음먹은 이상 가야 한다고 꾸역꾸역 준비해서 나갔다.

버스를 타야 하지만 가는 길에 기분은 괜찮아졌다.

열심히 해야지. 준비하고 나오길 잘했어.

오랜만에 다시 그림을 그리니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구나 생각하며 화실 앞에 들어섰는데

문이 잠겨있었다.

나는 일부러 화장실에 갔다.

선생님이 늦게 오실 수도 있으니까.

천천히 볼일을 보고 다시 문 앞에 갔는데 문은 굳게 닫혀있다.

한 번도 이런 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마지막주라 안 연게 분명했다.

그럼 좀 알려주시지.

마음이 좀 상했다.


화실 밑에 카페에 가서 커피와 스콘을 먹으면서 민화 관련 영상을 봤다.

이상하게 못 들어가게 되니까 더 하고 싶어졌다.

급기야 이상한 오기가 생겼다.

나 이거 진짜 열심히 해서 전문가과정까지 해 버릴까.

아이 여름 방학 끝나면 바로 다시 가서 배워야지 해놓고 지금까지 안가 놓고선.

한번 헛걸음했다고 이런 오기가 생기다니 사람 심보는 정말 이상하다.

아니 내 심보가 이상한 거겠지.

그 생각이 주말 내내 들었다.

그러다 정신 차려보니 주말이 끝나있다.

글 쓰는 것조차 잊고 있었다.

청개구리 심보는 40대에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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