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풀이 조심
최근에 나는 생애 처음으로 1:1PT와 일본어 수업을 시작했다. 그런데 내 돈 주고 가는데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겨서 잠시 한풀이를 해 본다.
피티를 받는데 트레이너가 예약일 외에도 센터에 나와서 운동을 하라고 그랬는데 내가 집이 편해서 집에서 운동한다고 말했다. 비싼 돈 주고 다니니 더 열심히 센터의 기기들도 좀 사용해서 운동을 하라는 소리는 충분히 이해가 간다. 회원이 더 많은 혜택을 받기를 원하는 마음을 백번 이해하니깐. 처음에 마사지하는 도구들을 이것저것 사라고 쿠팡 공유해 주시고 해서 다 사서 하라는 대로 집에서 열심히 했다. 재활PT니 아직은 헬스장 기기는 많이 안 쓰고 도구로 근육을 풀고 누워서 하는 운동을 하고 있는 단계다. 날씨도 더워지니 이제는 진짜 센터로 와서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트레이드밀을 걷고 있는데 갑자기 와서는 "일상생활은 하시죠? 집에 누워만 있으신 거 아니죠?"라고 말하길래 "저 낮에 아예 눕지를 않아요."라고 웃어넘겼다. 근데 지나고 보니까 기분이 슬 나쁜 거다. 나를 걱정해서 하는 말 반, 농담 반일수도 있지만 살짝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어 수업은 더 가관이었다. 나는 들어간 지 아직 한 달도 안 됐고 나머지 회원들은 1년을 같이 공부한 사람들이다. 수업 시간에 여행일본어 한글해석을 보고 빨리 일본어로 바꿔 말하기(팀별로)를 해서 가장 느린 팀이 숙제 양을 좀 더 늘리는 걸로 정해졌다. 나는 당연히 처음 해 보는 거라 우리 팀이 제일 느리게 나왔다. 그래서 우리 팀의 한 명이 이건 불공평하다고 선생님한테 따졌다. 갑자기 내가 당황스러운 위치가 되어버린 것이다. 나를 탓하는 게 아니라 내가 있는 팀은 당연히 꼴찌 아니냐고 말하는데 정말 날 탓하는 게 아닐까? 표정 관리가 안 돼서 혼났다. 선생님과 다른 회원들은 옆에서 날 위한다고 자료를 이것저것 챙겨주는데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그렇게 태연한 척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이 목소리를 좀 크게 하란다. 내 딴에는 표정 관리하며 씩씩하게 하고 끝냈는데도 결국 듣는 말은 목소리를 크게 하라는 말이다.
한국 사람들 빠르고 열정적이고 유머러스한 건 알겠는데 때로는 다른 부류의 사람도 함께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말수가 좀 적다고 목소리가 작다고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있다는 것을 요즘 부쩍 느꼈다. 내향인은 내향인대로 열심히 살고 있는데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행동은 좀 자제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직장도 아니고 내 돈 내고 다니는데 이렇게 관계로 기분 나빠본 게 너무 오랜만이라 이 동네 사람들의 특징인가? 내가 잘 못 알아보고 들어간 건가?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날도 후덥지근해서 더 열받기 싫은데 나도 말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해야겠다. 이러니 내 말수가 점점 적어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