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럼없는 사이란?

by 제이미

서먹함이나 수줍음이 없는 사이를 말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스스럼없는 친구를 만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나의 경우는 어른이 돼서 스스럼없이 친해진 친구는 아예 없다. 나는 예민한 사람인지라 마음 터놓고 지내는 사람과 스스럼없이 지내는 친구는 다른 부류이다. 친구가 많진 않지만 역시나 어렸을 때 친구만이 무슨 말, 어떤 행동을 하든 편하다.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 않아 사람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은 많이 없지만 그래도 어릴 때 친구 만나 시시콜콜한 얘기를 하다 보면 뭔가 평소에 보이지 않은 벽을 쳤던 마음이 풀리면서 어릴 때로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런 친구들을 자주는 못 보지만 한 번씩 꼭 연락해서 보려고 한다. 예전에는 마음만 먹으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친구들이 아직 건강히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아이러니하게 중고등학교 때 단짝이었거나 친했던 친구들이 다 결혼을 안 했다. 뒤늦게 남자 친구가 생기긴 했지만 하나 같이 다 연애만 하고 있다. 내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은 게 신기할 정도로 친구들은 자유롭게 살고 있다. 서로 살아가는 상황이 그렇게 다른 대도 편한 거 보면 참 신기하다. 살아가는 모양은 다 틀려도 어릴 때 친구와 어릴 때 나의 모습은 그대로여서 그럴 것이다. 농담의 수준이나 유머코드도 10대 때나 40대의 지금이나 그대로다. 중간에 못 만났던 시간도 짧진 않지만 30년이 넘게 알고 지냈다는 것은 무시 못할 관계인 것은 분명하다. 가족 다음으로 나를 잘 아는 사람, 어쩌면 가족보다 더 나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 목적 없이 그냥 만날 수 있는 사이, 나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 정말 소중하다.


그래서 외동인 아들에게도 친구는 정말 소중하다고 항상 말한다. 다행히 아들은 친구가 많아 학교 끝나면 친구들과 논다고 바쁘다. 집에도 수시로 친구들이 드나든다. 엄마 입장에서 나는 좀 불편할 때가 있긴 하지만 티 안 내고 언제나 대환영해 준다. 아빠, 엄마한테 말 못 할 비밀도 분명 친구한테는 하게 된다. 나도 그렇고 나의 아들도 그럴 것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는 친구는 내가 쓰러질 때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부모님이 나이가 드셔서 나에게 의지하게 될 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니 40대 이후부터 어릴 적 찐 친구들이 반드시 옆에 필요하다. 그들은 나의 부모님도 기억하고 있다. 결혼을 해서 평생 함께 할 배우자가 있어도 외로운 건 매 한 가지다. 동성끼리 이해하는 바가 또 틀리기 때문이다. 남자는 어떨지 몰라도 여자인 나는 어릴 적 친구에게서 받는 에너지와 위로가 큰 편이다. 나를 나로 있을 수 있게 해 주는 몇 안 되는 친구들이 있어 참 다행이고 고맙다. 우리 아이도 찐 친구들과 오래 우정을 나누었으면 좋겠다. 비록 내가 집을 지키며 친구들이 올 때마다 맛있는 걸 준비해 주는 희생이 필요하겠지만 아들의 따뜻한 미래를 위해 그 정도 희생은 아무것도 아니지. 나는 공부나 성공보다 우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이상한 엄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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