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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May 25. 2023

마담 보바리는 잘못이 없다.

완독 못한 찐따가 잘못했다.

진따는 화가 났다. 마담 보바리를 완독 하지 못 했고 마담 보바리를 과대망상증 환자로 몰고 간 사회적 배경과 주위 인물들에게 화가 났다.


보바리~보바리~마담 보바리~
그대는 왜 그렇게 묘사를 기가 막히게 하여 진따를 진짜 진따로 만들었는가.


찐따는 책을 엄청 꼼꼼히 정독을 한다. 그래서 읽는 속도가 느리다. 그런데 묘사가 많은 책은 더욱 꼼꼼히 읽어서 2주 안에 다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이다. 묘사를 싫어하지는 않는다. 마담 보바리의 묘사력은 예술이다. 모임의 한 멤버가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림을 보는 것과 같았다고 말했다. 그 말이 정답이었다. 그림을 보는데 어떻게 대충 보겠는가. 핑계를 대자면 그래서 2주 안에 완독을 못했다. 하지만 모임 이후로도 계속 읽어 완독을 할 것이다.


마담 보바리는 무려 200년 전에 태어난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불륜 이야기를 쓰는 바람에 재판까지 가게 되어 무죄 판결을 받아 유명해진 작품이다. 그전에도 외설적인 내용의 이야기들이 없지는 않았을 텐데 이 만큼 사실적으로 하나하나 묘사한 작품은 흔치 않았으리라 예상한다. (오해는 마시길.. 그다지 야한 장면을 없다! ㅋㅋ)


주인공 엠마는 이 책에서 상당한 미인으로 그려졌고 그녀를 보는 남자들은 다 반해버린다. 그녀는 또한 센스 있고 똑똑한 인물로 일을 하면 잘할 것 같다는 주위 사람들의 평을 듣기도 한다. 남편과 함께 상류층의 화려한 무도회에 한번 다녀온 후로 그녀는 일상이 너무 지루하게 다가온다. 지금도 우울증이 심각한 정신적 질병으로 치료가 필요한데 엠마가 겪은 우울 증세를 그 당시에 치료할 방법은 없었을 것이다. 의사인 남편이 노력을 하지만 옆에서 남자들이 자꾸 찝쩍대니 안 넘어갈 리가 있나. 결국은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나쁜 남자 로돌프를 만나 홀딱 넘어가고 만다. 그가 엠마를 거칠게 다뤄도 그녀는 그 나쁜 남자를 사랑한다. 이 책이 나쁜 남자 이미지를 만들어낸 시초가 아닐까.


엠마로 인해 불행한 결말을 맺긴 하지만 나는 엠마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불륜을 저지르지 않고 남편과 평범하게 살았다 하더라도 엠마는 우울증에 걸려 죽었을 인물이다. 나는 엠마라는 인물을 그렇게 이해했다. 그녀는 잘못이 없다. 끝까지 못 읽은 찐따가 다 잘못했다!


**다음 독서모임 책은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의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입니다. 찐따의 활약을 많이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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