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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미 Oct 31. 2023

책태기, 글태기는 참 자주 온다.

세상에 드라마보다 더 믿기지 않는 일들이 일어나니 책과 글은 그만큼 자꾸 뒤로 밀려난다. 말도 안 되는 사기 행각, 말도 안 되는 사고사. 진짜 세상은 요지경이다. 이것도 핑계에 지나지 않겠지만 내가 쓰는 글, 내가 읽는 책이 참 재미없게 다가온다. 요즘 특히 그렇다.


어느 정도의 상상력을 동원해야 요즘 보는 뉴스들보다 더 창의적인 사태들을 글로 쓸 수 있을까?


나는 모르겠다. 이젠 유튜브보다 영화보다 뉴스를 더 먼저 보게 된다. 그리고 아무것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읽던 책이나 취미로 쓰던 소설도 멀리하고 멍하니 있거나 종이에 끄적끄적 낙서를 하는 나를 발견하다. 그냥 더 창의적이고 싶어서. 현실에 일어나는 일들이 현실 같지가 않은 게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 구병모 작가 소설정도 되면 뉴스를 이겨낼 수 있을까? 이렇게 나의 글태기와 책태기는 순식간에 참 자주 온다. 빨리 왔다 빨리 가서 다행이긴 하지만. 'I am ____' 밈 좀 고만 보고 싶은데 쓰는 사람이 많다. 읽고 싶지 않은 걸 얼떨결에 읽는 것도 고문이다.

변이체들은 사는 지역도 나이도, 사회적 위치니 직업이니 정치적 성향들을 포함한 분석 가능 요소를 모두 계량했을 때 단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하는데, 그건 모두가 사건 발생 이전에는 남자로 살아왔으며 치사량의 독극물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의 호르몬제 화합물을 맞고 급격한 여성화가 진행되었다는 것이다.
<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미러리즘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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