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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미술
만삭 사진을 찍는 이유
by
제이미
Mar 2. 2024
정여울 작가의 <오직 나를 위한 미술관>을 읽다가 제일 인상적이었고 오래 보게 되는 작품이 있었다.
1906년에 그려진 파울라 모더존 베커의 '6번째 결혼기념일 자화상'이다.
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배가 조금씩 불러오던 나의 임신 기간이 생각난다.
임신 초기에는 남들이 눈치채지 못하지만 나만 아는 미세한 배의 크기,
중기에는 나만이 느끼는 새 생명의 움직임,
나날이 배가 불러오는데도 내 몸이 아름다워 보이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진다.
그녀도 그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 그림에서 더욱 눈을 떼지 못하는 이유는 그런 그녀가 딸을 낳고 얼마 안 있어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쁜 딸을 두고 눈을 감아야 했던 그녀.
그녀는 그저 딸만은 건강하기를 있는 힘껏 기도하며 눈을 감았을 것이다.
그녀의 딸은 이 그림을 보며 한 때 엄마와 붙어있었으며 엄마는 딸 덕분에 행복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않았을까.
파울라 모더존 베커가 임신한 여성의 누드
(자화상)를
최초로 그린 작가라는 사실은 이 그림이 오늘날 엄마들이 찍는 만삭사진의 시초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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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안아주기에 늦은 시간은 없다> 출간작가
일상을 관찰하고 씁니다. 예술의 힘과 밥심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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